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국시리즈가 한창이다. 마침 삼성과 SK가 2승 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어 한국시리즈에 쏠린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국시리즈 5차전은 31일에 열린다. 그런데 장소는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도, SK의 연고지인 인천도 아닌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이제 삼성과 SK를 응원하는 팬이라면 반드시 잠실구장으로 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는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다.
사실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않아도 한국시리즈는 서울 중립경기를 펼쳐왔다.
1982년 OB(현 두산)는 삼성을 누르고 프로야구 원년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박철순이 주저 앉아 우승의 기쁨을 나눈 장소는 동대문구장이었다. 당시 OB의 연고지는 대전이었고 서울로 옮긴 것은 1985년이었다. 이후 잠실구장이 중립구장 역할을 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은 KIA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V10'의 위업을 달성한 유일한 팀이다. 그러나 광주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친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그것도 4연승을 거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해태와 삼성이 맞붙은 1987년 한국시리즈는 1,2차전을 대구에서 펼치고 3,4차전을 광주에서 연 뒤 5차전부터 잠실로 무대를 옮길 예정이었다. 그런데 해태가 4연승을 거두면서 4차전이 열린 광주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었다.
올해 한국시리즈를 장식하고 있는 삼성과 SK 역시 홈 구장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팬들에게 선사한 것은 각각 2002년과 2007년이 유일하다.
2002년 삼성은 당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와 맞붙어 1,2,6,7차전을 홈 구장인 대구구장에서 치를 수 있었다. 2007년 SK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대 두산의 홈 구장은 잠실구장이었다. 두산과 맞붙은 덕분(?)에 6차전을 안방인 문학구장에서 치를 수 있었고 인천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정규시즌 1위는 한국시리즈 직행이라는 엄청난 메리트를 얻는다. 그러나 지방팀이 정규시즌 우승팀이 될 경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과 맞붙지 않는다면 홈 구장에서 경기하는 것은 1,2차전이 전부다.
1년 내내 성원한 연고 팬들은 우승 장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 당하는 셈이다. 결국 올해도 우승 세리머니는 잠실구장에서 한다.
[2011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순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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