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너무 붙어서 치는 것 아닌가 싶어서.”
31일 잠실구장.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둔 삼성 덕아웃에 가장 먼저 박석민이 나타났다. 그는 서둘러 타격연습을 할 준비를 했다. 새로운 배트의 껍질을 뜯으며 사람 좋게 인사를 한 그는 역시나 긴 말을 하지 않았다. 박석민은 확실히 정규시즌 종반부터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이날도 그저 “안녕하세요.” “무조건 경기에 나가야죠.”라는 말 정도만 건넸다.
홀로 베팅 케이지에 들어서서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이른바 ‘나 홀로 특타.’ 동료 선수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 뒤이어 류중일 감독이 나타나더니 터벅터벅 박석민의 곁으로 다가갔다. 박석민은 말 없이 연습 배팅에 임했고, 류 감독은 팔짱을 끼고 지켜봤다. 한참의 시간이 지났다. 류 감독은 박석민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전했다. 박석민은 경청하더니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류 감독은 “타석에 너무 붙어서 치는 것 아닌가 싶어서 말을 좀 해줬다”라고 했다. 부진한 박석민이 타격박스에서 약간 떨어져서 타격을 하면 이번 한국시리즈 타격 부진 현상도 만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 모양이다. 이어 류 감독은 “타격을 할 때 약간 왼발이 일찍 빠진다”라고 했다. 이럴 경우 공을 끝까지 보기가 어렵다.
류 감독은 박석민의 나홀로 특타훈련에 대해 “박석민이 자청한 것이다. 어제 훈련을 모두 쉬기도 했고, 잘 안 맞으니까 스스로 연습을 한다고 했다. 몸도 완전치 않은데 의욕이 대단하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이날도 박석민을 선발라인업에 넣는다. 단, 4번타자가 아닌 6번타자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대신 2~5번 타순을 모두 좌타자로 꾸렸다. 류 감독은 “타격을 할 때 옆구리가 많이 아플 것이다. 하지만, 수비를 할 땐 큰 지장이 없다. 석민이가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오늘 꼭 한방을 때렸으면 좋겠다.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
박석민이 류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큰 것 한방을 때릴 수 있을까. 나 홀로 특타의 효과가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타격 훈련을 하고 들어가는 박석민.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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