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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전무후무한 기록을 새로 썼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9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15관왕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06년 대종상이 세웠던 최고 기록인 '왕의 남자' 10관왕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당시 '왕의 남자'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신인남우상, 시나리오상, 촬영상, 남녀인기상, 남자 해외인기상 등 10관왕을 기록한 바 있다.
제49회 대종상에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15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후보로 노미네이트 된 모든 부분뿐 아니라 이외의 상까지 독식했다. 수상한 부분을 세는 것보다 수상하지 않은 부문을 세는 게 더 빠를 정도다. 가히 전무후무다.
이날 MC 신현준과 김정은은 "'광해'의 날이다"고 평했고, 시상자로 나선 한국영화배우협회 거룡 회장은 "오늘은 정말 속된 말로 싹쓸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제작사인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마저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후 "오늘 너무 기쁜데 많은 영화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다. 이렇게 많은 상을 받을지 몰랐는데 죄송하단 말을 드리고 싶다"는 사과의 수상소감을 남길 정도였다.
이런 결과는 해외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959년 '벤허', 1998년 '타이타닉', 2004년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관왕을 기록했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의 15관왕에 비교하자면 초라해보인다.
이번 시상식은 모두에게 아픈 상처를 남겼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수상의 영광을 안고도 다른 영화인들에게 사과의 말을 남겨야 했고, 영화를 기획하고 공동제작과 배급을 맡은 CJ 역시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지 못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게 15관왕을 안긴 대종상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어느 때보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었던 대종상은 1차로 일반 심사위원들을 선발해 본선 진출작을 선정했고 2차로 영화감독, 영화평론가 등 전문심사위원의 최종 심사를 거쳤다. 심사 결과는 2주 동안 금고에 보관됐고 시상식 당일 점수를 합산해 수상자(작)을 결정하는 등 공정성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한 영화가 15관왕을 기록하며 다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당초 이번 대종상은 최다부문 후보에 오른 '피에타'와 한국 영화사상 7번째 천만 영화에 등극하며 현재까지도 흥행 중인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대결이라 예견됐다.
대종상 시상식을 지켜본 사람들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 불릴만큼 웰메이드 영화가 많은 요즘 과연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5개 부문 상을 싹쓸이할 만 했는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사진 =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 '반지의 제왕3' '타이타닉'(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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