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유연석이 국민 첫사랑 수지에 이어 국민 여동생 박보영까지 괴롭히고 있다.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대표적 두 여배우를 괴롭히다니 나쁜놈도 이런 나쁜놈이 없다.
유연석은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에서 박보영에 대한 일방적이고 비뚤어진 사랑을 선보이는 지태 역으로 출연한다. 지태는 자신을 무시하던 소녀(박보영)가 늑대소년(송중기)과 교감하며 다정한 모습으로 변해가자 늑대소년을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 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인물이다.
이 영화에서 송중기와 박보영의 사랑이 애틋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면 그건 유연석 덕분이다. 그가 나빠지면 나빠질수록, 야비해지면 야비해질수록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이 더욱 돋보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영화를 본 후 유연석이 미워 보인다면 그건 그만큼 유연석이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했다는 뜻이다.
어쩌다보니 나쁜놈 캐릭터로 다시 관객 앞에 서긴 했지만 일부러 악역을 찾아다닌 건 아니다. '늑대소년' 시나리오가 재밌었고, 조성희 감독 등 같이 영화를 찍을 사람들에 대한 느낌도 좋았다. 배우로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자신의 이미지가 아니라 작품을 보고 출연을 결정하다 보니 물 흐르듯 다시 악역을 맡게 된 셈이다.
그는 "지태를 미워해도 된다"고 자신에게 향할지도 모르는 관객들의 비난에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무대인사를 할 때 이렇게 얘기한다. '영화를 보고 욕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응원글로 대체해서 써달라'고"라고 말하는 장난스러운 매력도 지니고 있다.
사실 '늑대소년'을 보고 난 후라면 유연석이 박보영을 발로 차는 모습을 보고 욱하지 않을 수 없다. 나쁜놈이 국민 여동생을 발로 차다니. 게다가 박보영이 맞을 데가 어디 있다고.
유연석은 "(박보영을) 때리고 싶어서 때린 건 아니다. 시나리오에서 악역을 담당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최대한 다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실제 타격했던 부분은 없다"며 "내 의지는 아니었다"고 부연 설명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이런 유연석이지만 지태 역을 연기하기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지태가 판에 박힌 악역이 아니었던 것. 애정결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녀에게 집착하고 어긋난 사랑을 하게 돼 버린 캐릭터라 복잡 미묘한 감정의 선을 잡는 게 중요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때려주고 싶은 지태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해 낸 유연석은 호기심이 일고, 연민이나 동정이 가는 교회 오빠 같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영화에서 첫 인상과 다른 이미지로 많이 연기한 것 같다. 실제로 만난 사람들에게 '훈남 이미지에 가까운데 악역했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재밌어서 (악역을) 하게 됐다"며 "훈남 이미지라든지 교회 오빠라든지 하는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유연석이 나쁜놈이 될 수밖에 없었던 영화 '늑대소년'은 세상에 없어야 할 존재인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은 외로운 소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유연석 외 송중기, 박보영, 장영남, 김향기 등이 출연한다.
[배우 유연석.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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