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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40대 중반의 포크가수 추가열은 강타,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과 함께 이수만 회장을 수장으로 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다.
벌써 10년 넘게 SM과 전속계약 관계를 유지 중인 추가열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이수만 회장을 만난 순간을 회상하며 다른 아이돌 멤버들과 함께 SM소속 가수가 된 이유를 밝혔다.
추가열은 “미사리 카페를 전전하며 언더그라운드에서 무명가수로 5년 정도 활동하고 있던 때였다. 2001년도에 김도향 선배와 음악평론가 이백천 선생님이 SM에서 제작하는 옴니버스 앨범에 참여할 가수를 뽑는 오디션에 나를 추천해줘서 얼떨결에 가게 됐다. 통기타 가수 출신인 이수만은 당시 아이돌을 키우면서도 이쪽 장르에 관심이 있었고 최근 화제를 모은 고(故)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작곡한 이대원과 트로트가수 박현빈의 어머니 등 10여명과 함께 오디션을 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설렘 반 긴장 반으로 프로듀서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이수만을 처음 본 추가열은 이미 그의 카리스마에 압도됐다고 했다. 이날 오디션은 자작곡으로 진행됐고 추가열은 자신의 최고의 히트곡이 된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를 선보였다.
“사실 이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았다. 내가 부르려고 했던 곡이 아니었고 다른 사람을 주려고 만들었었는데 이마저도 퇴짜를 맞았던 곡이다. 그런데 자작곡을 원했기에 할 수 없이 소위 뽕끼 풍인 이 노래를 기타 연주에 맞춰 불렀고 정말 민망했던 기억이 난다. 조금 더 고급스런 노래를 하고 싶단 욕심이 있었는데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 긴장된 시간들이 지났고..노래를 마치자 기립박수와 함께 오디션장이 떠나갈 정도의 환호성이 일었다. 처음 겪는 느낌에 순간 패닉상태가 됐다.”
추가열은 정말 부르고 싶지 않은 곡이었다고 했지만 이수만의 생각은 달랐다. 당시 이수만은 추가열의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를 듣고 “국민가요가 될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추가열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후 옴니버스 앨범 계획은 전면 취소됐고 다음날 추가열은 홀로 SM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포크가수로서 SM에 처음으로 입성한 것이다. 이수만은 후에 그에게 본명 추은열에서 추가열로 예명도 직접 지어주며 애정을 보냈다.
“아무것도 없던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 순간 그동안의 고생들이 눈 녹듯이 녹았고 기뻤다. 당시 기혼이었고 34세에 처음 계약이란 걸 맺었는데 유일하게 계약금도 많이 받았다. 하하. 그 뒤 벤처기업회장단 모임 등 여러 비공식 모임에 이수만 회장은 나를 불렀고 ‘내가 발굴한 멋있는 가수’라고 나를 소개하곤 했다.”
34세에 처음 SM에 발을 들여놓은 추가열은 비인기 장르인 포크음악을 하는, 소위 아이돌에 비해 상품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가수다. 왜 당시 이수만은 추가열에 주목했을까?
이에 대해 추가열은 “주력상품도 아닌 내가 SM에 들어간 것은 아마 '음악적 균형' 때문 아니었을까 싶다. 아이돌을 키우고 있었지만 그때부터 이수만은 지나치게 아이돌 위주로, 문화 역시 너무 한 쪽으로만 치우치는 것에 대해 우려했던 것 같다. 내가 뭔가 큰 인물은 아니지만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나를 택한 것이 아닌 가 싶다. 실제 이수만은 트랙스라는 록밴드도 키우고 끊임없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려고 했다. 요즘엔 연기파트까지 넓혀 정말 와일드한 회사가 됐는 데 한 일원이란 게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추가열은 이수만과 계약을 맺은 뒤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로 최대 전성기를 맞았다. 그에게 SM가수로 산다는 것은 어떤 지 물었다.
“아직도 내가 SM 소속이라면 안 믿는 사람들도 많다. 사실 워낙 회사가 커져서 다양하게 기획되고 키워지는 친구들이 우선이 될 수 밖에 없고 나를 직접적으로 신경을 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내 매니지먼트는 내가 따로 오랜 지인들과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이수만은 우리같이 소외받는 장르를 끌어준 은인이다. 아직도 SM타운 무대에 다른 가수들과 함께 오르고 있고 나이가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다보니 이제는 그저 감사하고 고맙다. 이런 인연이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없다. 이수만 회장을 못 만났다면 아직도 미사리에서 내 집 마련 꿈을 꾸며 낮12시부터 밤12시까지 뛰어다녀야 했을 거다.”
이어 SM 소속 후배 가수들에 대한 조언과 칭찬도 잊지 않았다. “슈퍼주니어는 참 성격이 좋은 그룹이다. 특히 성민 군이 살갑게 굴고 정말 착하다. 슈주에는 댄스가수로서 적정나이가 넘어가면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고 선배가수 강타처럼 프로듀싱 능력을 키워야된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들은 립싱크를 하던 시대를 벗어나 정말 잘하긴 한다. SM가수들도 댄스가수지만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 예뻐보이더라.”
소녀시대를 처음 봤을 때도 떠올렸다. 그는 “소시 멤버들이 초딩, 중딩 시절 꼬마 숙녀일 때 오디션을 보러왔을 때가 생생하다. 윤아도 어느새 이렇게 키가 훌쩍 클지 몰랐다. 당시 애들 참 귀여웠다. 수업이 끝나면 교복입고 ?르르 들어와 열심히 연습하곤 했는데 이제는 한류스타로 이렇게나 크게 자랐다”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이제 기타 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시대, 뿌듯”
기타치는 포크가수로 불리는 게 자랑스럽다는 추가열은 사실은 포크 장르외에 재즈, 라틴, 펑크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가수다. 그는 제이슨 므라즈를 포크가수라고 국한시키지 않고 기타 든 아티스트로 봐주는 것처럼 자신도 영역에 한계가 없는 어쿠스틱한 아티스트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로 기타치는 이들이 많이 등장해 기타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러워진 것에 대해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요즘 통기타를 치는 분들이 많이 나와서 뿌듯하다. 이제는 기타치고 노래 하는 게 덜 민망하다. 이전에는 기타 무대를 준비하려면 다른 무대와 달리 소위 ‘마가 끼는 시간’이라고 하는데 준비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건성으로 기다리는 관객들과의 그 짧은 순간이 참 견디기 힘들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추가열하면 기타를 친다는 것이 인지가 많이 되기도 했고 기타가 어느덧 낯선 악기가 아니다보니 시선들도 달라졌다. 이에 연주도 더 자신있게 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내 기타치는 손 모양을 보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어떻게 치는 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추가열은 지난달 정규 5집 앨범 ‘Be renewed’를 발표했다. 기존의 포크 뿐만 아니라 라틴, 펑크, 발라드 등의 장르를 트렌드에 맡게 다양하게 믹스된 젊은층부터 중장년층에게까지 종합선물 같은 앨범이다. 추가열은 오는 6일 서울 숙명대학교 아트센터에서 쇼케이스 겸 단독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지금의 자신을 알린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의 성공 이후 오히려 음악적 슬럼프를 겪었다는 추가열은 “그 곡을 넘기 위해 발버둥 쳤는데 뭔가 롱런할 수 있는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되려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었던 그때를 잊게 만들었다. 이제는 생각을 바꿨다. 대중이 사랑해주지 않아도 내가 행복하게 만든 곡으로 자신있게 만든 앨범이라면 그것이 언젠가 통할 거라 본다. 제이슨 므라즈도 ‘아임 유얼즈(I'm yours)’가 히트할지 몰랐고 내가 좋아서 했더니 대중도 좋아하더라고 하더라. 무대에서 내가 즐거우면 상대방도 즐겁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된다는 것이 결국 5집 앨범을 내며 내가 내린 결론이다”고 말했다.
최근 추가열은 김형섭과 프로젝트로 결성한 빨간 우체통으로 포크가수로는 처음으로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가수다2’ 새 가수 선발전에 출연, 기성 가수들과 대등하게 경쟁도 치렀다. 자신이 무슨 음악을 하는 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추가열은 경연이지만 다소 경연에 유리할 수 있는 편곡방식을 버리고 자신들의 색깔을 더 부각했다. 이에 비록 본 경연에는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지만 그는 “이렇게 긴장한 무대도 없었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후회없이 공연했고 상상 이상의 현장 반응을 느꼈을 때 눈물이 날 뻔했다. 내 음악에 공감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만족했다”고 했다.
끝으로 추가열은 “가수가 평생 무대에서 죽고싶다는 것은 가수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일 수 있는데 그게 정말 내 목표다. 유쾌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다. 내년에는 콘서트 계획도 많이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아서 해외 쪽도 활발히 활동할 계획이다”라고 각오를 전하며 환하게 웃었다.
[추가열. 사진 = SM엔터 제공]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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