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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3년간 美 명문 스탠퍼드대학교 학력위조 의혹으로 곤혹을 치렀던 가수 타블로가 그 동안의 심경을 고백했다.
5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한 타블로는 MC 이경규가 지난 7월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 9명이 실형을 받은 것을 언급하자 “법적인 결과든 알려지는 결과든 내게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내가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건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타블로는 “2009년 11월 한 네티즌의 학력위조 의혹 제기했고 글이 퍼지며 논란 증폭됐다. 스탠퍼드대 졸업생 명단에 내 이름이 없다는 것. 본명은 ‘다니엘 선웅 리’ 필명은 ‘다니엘 아만드 리’다. 필명으로 검색을 했으니 졸업자 명단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내 강혜정의 출산으로 신경을 못 쓰다가 딸이 태어난 후 기쁜 마음에 이 소식을 SNS에 올렸는데 축하하는 댓글 대신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는 댓글 일색이었다. 그때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타블로는 “초반 대응을 왜 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사건이 터진 후 소속사와 결별한 상태였다. 조언해줄 사람 없이 나 혼자였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해야 하는지 조차 몰랐다.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전례를 찾기 힘들었던 사건이었기 때문에 초반 대응에 미숙했다”고 답했다
이어 “2010년 6월 졸업증명서, 성적표, 교수인증. 10월 학력위조 논란을 다룬 다큐멘터리 방송 및 졸업증명서 진품 확인을 받았으나 모두 조작으로 의심받았다. 심지어 사망한 스탠퍼드대 출신 ‘다니엘 리’의 이름을 도용했다는 의혹까지 받았다”고 토로하며 “동문들이 인터넷 페이지를 만들고 재학시절 사진까지 공개하며 나를 도왔는데 ‘타진요’는 그들까지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타블로는 “20만 명의 누군지 알 수 없는 ‘타진요’ 회원들. 행여나 의사나 간호사가 ‘타진요’ 회원이라 딸에게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지 병원에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나를 해할 것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외식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3년 동안 외출을 자제 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타진요’ 회원이 경찰을 사칭해 집에 찾아오기도 했고 나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까지 괴롭혔다. 그들은 내게 ‘한국을 떠나라’고 종용했고 결국 방송 활동까지 중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타블로는 ‘타진요’의 타켓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예능출연 당시 솔직함으로 모든 걸 드러냈었고 강혜정과 속도위반 결혼도 직접 공개했다”며 “에픽하이의 성공에 세간의 평가는 ‘지나치다. 건방지다’였다. 내가 뒤돌아봐도 정말 까불거렸다”고 털어놨다.
타블로는 또 “나에 대한 의심이 온 가족에게로 쏠렸고 경력 위조설에 시달리던 어머니의 미용실은 영업을 중단.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에 힘들어 하셨던 아버지께서는 ‘타진요’ 사건의 재판이 시작된 날 쓰러지셨다. 스트레스로 인한 뇌 농양 판정을 받으신 아버지께서 올 3월 돌아가셨는데 ‘나 때문에’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혔다”고 고백했다.
이어 “음악으로 잃어버린 것들은 되찾을 수 있지만 아버지 일은 돌이킬 수 없기에 아직은 내가 현실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께서 가장 심하게 반대하셨다. 그리고 닥친 시련들에 ‘거 봐 내가 이럴 수 있다고 했잖아. 거긴 위험한 곳이야’라고 하셨는데 사실 내심 섭섭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연예인이 돼서 우리 가족이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아닌가 싶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타블로는 “결혼 후 닥친 ‘타진요’ 사건에 경제적위기를 겪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딸의 장난감과 과자를 사줄 때도 ‘이건 얼마지?’ 계산하는 내 모습. 밥 먹으로 가도 가격표를 먼저 확인했다”며 “이 여자를 책임진다고 결혼했는데 미안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유일한 수입 저작권료뿐이었다. ‘타진요’사건 후 라디오에서도 내 음악이 많이 나오지 않았고 저작권료도 적어졌다. 하지만 기준이 달라지더라. 예전에는 적게만 느껴졌던 오십만 원이 정말 큰돈처럼 느껴졌다. 적다고 생각했던 돈에 감사하고 내 노래를 들어준 팬들에게 고맙고 생각하는 게 다 달라졌다. 요즘은 미친 듯이 일한다”며 웃어 보였다.
타블로는 강혜정과의 불화설에 대해서 “오히려 이 사건으로 더 가까워졌다. 혜정이의 놀라운 모습을 많이 봤고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한 여자라는 걸 알았다”며 “나보다 더 힘들었을 텐데 지난 3년 단 한 번도 힘든 내색 없이 괜찮다며 나를 위로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단 한 번의 다툼이 있었다. 밥을 먹을 때도 늘 표정이 어두웠는데 혜정이가 숟가락을 탁 놓더니 ‘빨리 울어 원하는 만큼 울어. 지금 다 울고 그만... 이거 못 이겨낼 사람 아니야’라고 말했다. 이에 아이처럼 엉엉 울고 다시 일어섰다”며 “‘타진요’ 사건이 마무리 된 후 ‘혜정아 힘들었지’라고 했더니 그제야 펑펑 울더라. 자기가 울면 나까지 약해질까 봐 참았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강혜정은 “나보다는 당사자가 더 힘들었을 것. 언젠가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순간들이 더 나이 들기 전 힘 있을 때 젊을 때 일찍 겪을 수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다. 다 겪고 이겨낸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남편 타블로를 격려했다.
타블로는 “결혼하지 않았으면 절대 혼자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며 “내가 지난 3년간 수입이 없어서 결혼 전 주연만 했던 아내가 결혼 후에는 조연도 많이 하고 연극도 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여자인데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일 열심히 하는 아내가 앞으로는 신나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살다보면 더 안 좋은 일도 일어날 수 있지만 난 이제 준비 되었고 끄떡없을 자신 있다”고 든든한 가장의 모습을 보였고 강혜정은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지난 7월 타블로에게 끊임없이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던 ‘타진요’ 회원들이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그에 대한 의혹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타블로가 잃어버린 3년의 시간과 아버지는 보상 받을 길이 없다.
하지만 타블로는 그를 지탱해주는 아내 덕분에 이를 극복하고 새 음반 발표와 함께 제2의 도약을 시작했다. 정말 ‘힐링’이 필요했던 타블로에게 이날 방송이 진정 힐링이 되는 계기가 되었기를. 타블로와 강혜정 부부가 더이상 눈물 흘리지 않고 마음껏 웃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타블로. 사진 = SBS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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