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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스코틀랜드 챔피언’ 셀틱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가장 적은 점유율(16.4%)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창단 125주년을 자축했다.
셀틱은 8일 오전(한국시간) 글래스고 셀틱파크서 벌어진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G조 4차전서 바르셀로나를 2-1로 격침시켰다. 셀틱은 지난달 치른 3차전(1-2역전패)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셀틱은 사마라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이니에스타, 호르디 알바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캄푸 누 원정서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당시의 교훈은 셀틱은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페널틱박스 근처서 두 줄로 구축한 ‘10백’ 수비는 좀처럼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고, 단 6개의 슈팅으로 2골을 터트리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셀틱은 지난 시즌 첼시, 더 멀게는 2009-10시즌 챔피언 인터밀란을 보는 듯 했다. 셀틱은 철저히 볼 점유율을 포기했다. 3차전서 18%였던 점유율은 4차전서 16%로 더 떨어졌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약점인 높이를 공략했다. 이날 셀틱의 평균신장은 185cm였고, 바르셀로나는 174cm였다. 헤딩골이 나온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셀틱은 다시 한 번 어떻게 하면 바르셀로나를 이길 수 있는지 보여줬다. 결과론적인 방법은 간단하다. 첫째, 수비라인을 내린 채 10백 수비망을 구축한다. 둘째, 세트피스를 적극 활용한다. 셋째, 바르셀로나 슈팅이 골대를 맞는 운이 따라야 한다. 넷째, 완벽할 것 같은 샤비의 헛발질도 필요하다. 다섯째, 18살 신예 와트 같은 미친 활약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셀틱의 레넌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의 약점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하긴 쉽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는 셀틱을 포함해 지난 두 시즌 동안 유럽 챔피언스리그서 단 두 번 졌다. 다른 한 팀은 첼시다. 두 골을 내주고 진 것도 2004년 샤흐타르전 0-2 패배 이후 8년 만이다. 그만큼, 모두가 이론적으로 알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 바르셀로나 공략법이다. ‘전략가’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10백이 바르셀로나전 승리에 해답은 아니다. 이를 위해선 상당히 조직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수비라인을 무작정 내린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또한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 확실한 득점 루트도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비길 수는 있지만 이길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셀틱의 승리는 인상적이다. 스코틀랜드서 적수가 없는 셀틱은 10백을 사용할 일이 없다. 그들이 리그에서 바르셀로나이기 때문이다. 점유에 익숙한 팀이 이를 포기하는 건 쉽지 않다. 헌데, 레넌 감독은 바르셀로나와의 2연전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10백을 선보였다. 선수 개인의 능력이 동반됐던 첼시보다 더 조직적이고 응집력이 강했다.
90분 동안 10백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이처럼 수비라인을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내릴 경우, 선수들 간의 간격이 벌어지면 한 번의 슈팅으로 실점을 허용할 수 있다. 셀틱이 얼마나 열심히 바르셀로나전을 준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바르셀로나를 격침시킨 셀틱.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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