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솔직히 김이 좀 샜다.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가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이번 아시아시리즈는 2005년 창설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KBO는 한국의 가을 날씨가 추운 관계로 대회 장소를 부산으로 정했다. 또 부산이라면 폭발적인 롯데 팬들의 관중 열기가 대회를 더욱 뜨겁게 달굴 것이라 생각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8일 오후 6시부터 롯데와 퍼스 히트(롯데)가 B조 예선 1차전을 치렀다. 이번 대회 공식 개막전. 그런데 사직구장이 너무 한산했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관중이 약간 늘어났지만, 구본능 KBO 총재가 오후 6시에 개막선언을 할 당시엔 관중석에 있는 사람의 숫자를 마음만 먹으면 직접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경기 시작 이후 관중이 약간 늘어났지만, 1루 롯데 응원석에 약간 사람이 더 들어온 정도였다. 3루 관중석과 외야는 빈자리가 훨씬 더 많았다. 이러니 롯데 특유의 힘 있는 응원의 위력도 포스트시즌과는 비교할 바가 되지 못했다. 호주 선수들에게 특유의 “마” 위력도 선사하지 못했다. 이날 관중은 5580명. 정규시즌 평일 수준과 비슷했다. 국가대항전 치곤 확실히 썰렁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아무래도 아시아시리즈 자체가 프로야구 정규시즌, 포스트시즌과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국가 대항전이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지만, 아시아시리즈는 여전히 이벤트성 대회의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고 해도 평일, 수능일에 홈팀 롯데가 야간경기를 치렀음에도 이 정도의 관중만 동원한 건 의아한 일이다. 1368995명. 올 시즌에도 가장 많은 홈 팬을 끌어모은 롯데다.
결국 롯데가 좀 더 적극적으로 관중 유치에 나서야 한다. 이날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라 상대적으로 수험생과 가족들이 야구장보단 다른 곳을 찾은 듯하다. 하지만, KBO는 이번 대회 야간 경기에 모두 한국팀 경기를 배정했다. 관중 동원을 잘 할 수 있게 나름대로 배려를 한 것이었다.
당장 9일 오후 6시엔 한국 챔피언 삼성이 라미고 몽키스와 첫 경기를 갖고, 10일 오후 6시엔 역시 삼성이 중국 올스타와 경기를 갖는다. 그래도 10일엔 토요일이라 롯데가 낮 12시부터 요미우리와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서 최대한 관중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10일과 11일 부산에 비가 예보돼 있어 이번 대회 관중 유치에 빨간불이 들어온 건 분명한 사실이다.
오랜만에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를 국내에서 치른다. 중국, 일본, 호주에서 찾아온 선수들은 이번 대회의 이미지를 오래 간직할 것이다. 그렇다면, 최대한 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한국은 주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평소엔 펄펄 끓는 사직구장이지만, 이날 따라 너무 스산해 보였다.
[텅 빈 사직구장.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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