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요미우리전도 괜찮을까.
롯데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 B조 예선 첫 경기로 8일 치러진 퍼스 히트 전서 6-1 완승을 거뒀다. 11안타 3볼넷으로 6득점에 성공했다. 상대 실책 3개와 보이지 않은 실수에 편승해 승기를 잡은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소중한 승리다. 아직 호주 야구는 한국 야구에 비해 투타의 힘, 세밀함 모두 한 수 아래였다.
롯데는 이날 여유 있게 경기를 마쳤다. 초반부터 타선이 퍼스 마운드를 공략했고, 선발 송승준은 6회까지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 역투로 퍼스 타선을 힘으로 눌렀다. 그러자 권두조 수석코치는 7회 선발 송승준을 교체하면서 선발 멤버들도 대거 교체해줬다.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무리를 시킬 이유가 없었다. 권 수석에 따르면 현재 롯데 선수들 대부분은 정규시즌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다.
더구나 날씨가 추운 편은 아니지만, 야구하기에 아주 적합하지도 않았다. 주전들을 그라운드에 오래 둘 이유가 없었다. 백업 멤버가 대거 투입돼 경기를 마치면서 대부분 선수가 결승 진출의 분수령이 될 10일 요미우리전에 앞서서 몸을 풀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근본적으로 호주 야구와 기량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날 승리로 요미우리전 전망이 밝아졌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래도 선수들이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를 털어내고 승리를 하면서 팀이 하나로 모였다는 건 수확이다. 양승호 전 감독 사퇴에 이은 김시진 감독의 부임. 모두 갑작스러운 일이라 코치는 코치대로, 선수는 선수대로 싱숭생숭했다. 훈련 분위기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밀도 있는 아시아시리즈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승리라는 약을 먹었다. 이게 긴장감을 풀게 하는 독이 될 수도 있지만, 현재 풀 죽어 있는 롯데 선수들에겐 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10일 요미우리전서 고원준을 선발로 내세운다. 초반에 난조를 보일 경우 모든 불펜 투수를 총동원할 전망이다. 정대현과 강영식이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최대성과 김사율이 필승조를 맡아야 할 듯하다. 몸이 조금 좋지 않은 김성배도 출격할 수 있다. 타선은 다리가 아픈 김주찬 외엔 모두 퍼스전서 타격감을 조율했다. 요미우리전서도 타선만큼은 베스트 상태로 맞불을 수 있다.
롯데는 이번 대회를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건 아니다. 그러나 홈팀이자 KBO 초청팀으로서의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경기 전 만난 롯데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똘똘 뭉쳐 결승진출을 일궈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그게 부산 팬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롯데가 퍼스전 승리를 계기로 특유의 상승 흐름은 확실하게 탔다. 이제 요미우리 격침이 과제다.
[롯데 덕아웃.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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