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대만야구를 쉽게 본 것인가.
삼성이 충격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전 진출 실패를 맛봤다.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 A조 예선 첫 경기서 대만 챔피언 라미고 몽키스에 0-3으로 완패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패배였다. 삼성도, 팬들도, 기자들도 오직 요미우리와의 결승전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대만 챔피언을 넘지 못한 채 허무한 결승진출 실패다.
삼성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타도 요미우리”만을 외쳤다. 언론도 라미고와의 예선전보단 요미우리와의 결승전에만 포커스를 맞췄다. 하지만, 라미고를 넘지 못하면 애당초 요미우리를 만날 수조차 없었다. 삼성은 1차적으로 대만 선발투수 마이크 로리의 변화무쌍한 공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3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로리는 변화구 투수다. 타자들이 잘 쳐줄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류 감독의 걱정이 현실이 됐다. 낯선 투수와의 만남. 게다가 한번 패배할 경우 결승전 진출이 좌절된다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삼성 타선은 국내 최강이지만, 낯선 대만 선발투수를 당해내지 못했다.
원래 야구라는 게 전력 차를 떠나서 낯선 선발투수를 상대로 타격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속절없이 ‘말린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야구는 항상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팀도 강팀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라미고는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었고, 삼성은 상대적으로 준비가 부족했다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아무래도 “타도 요미우리”를 외치며 정작 라미고전 준비에 집중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또 류 감독은 “아무래도 아시아시리즈가 부담스럽다. 시리즈 이후 치르기 때문에 선수들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실제 맞는 말이다. 아무래도 아시아시리즈는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다. 한국시리즈서 100% 이상의 에너지를 쏟아부은 뒤 치르는 경기다.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고, 경기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대회는 홈에서 열리는 대회다. 부산은 롯데 홈이지만, 국제대회라는 측면에서 보면 삼성은 안방에서 대만 챔피언에 패배했다. 사실상 수모다. 마운드에선 윤성환과 용병들이 빠졌다고 해도 타선에선 몸이 좋지 않은 진갑용정도만 선발에서 제외됐을뿐,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했으나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결정적인 실책 2개도 수비를 잘하는 삼성답지 않았다. 삼성은 10일 중국 올스타와 최종전을 갖는다. 의미 없는 경기가 됐다. 한국 챔피언의 자존심은 이미 구겨졌다.
[경기를 침울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삼성 선수들.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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