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라, "'왕뚜껑'처럼 방울이에서 벗어나야죠"(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승길 수습기자] 올해 배우 황보라는 쉬지 않고 바쁜 시간을 보냈다. KBS 2TV 드라마 ‘사랑비’, MBC 드라마 ‘위험한 여자’, MBC 드라마 ‘아랑사또전’까지. 그렇게 분주한 시간을 보낸 덕택에 이제 대중은 데뷔 때부터 그를 수식했던 ‘왕뚜껑’보다 귀여운 무당 방울이와 악녀 강소라를 먼저 떠올리게 됐다.

“저에겐 올해가 터닝포인트가 됐죠. ‘아랑사또전’도 저에게 첫 사극이었고, ‘위험한 여자’는 첫 아침드라마였어요. 그러면서…확실히 ‘왕뚜껑’ 광고 이미지를 많이 벗어난 게 큰 성과에요. ‘아랑사또전’에 감사한 부분 중에 하나도 그거고요. ‘왕뚜껑’이 처음 저를 알린 광고였지만 그걸 벗어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어요"

연이은 세 개의 작품으로 지칠 법도 한데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했다. 황보라는 후속작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요즘은 택시만 타도 다들 알아보고 좋아해주시거든요. 이럴 때 더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후속작에 대한 고민도 그래서 많고요. 영화, 드라마, 시트콤…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보고 있어요. 이번에는 로맨틱코미디도 해보고 싶어요. 저한테 어떤 역할이 어울릴 것 같으세요?“

황보라는 부지런히 꿈을 ?고 있다. 인터뷰 후 황보라는 종합편성채널 채널A 새 시트콤 ‘니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의 출연을 확정지었다. 그의 말처럼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2012년 황보라의 터닝포인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커다란 눈, 도톰한 입술, 하얀 피부 예쁜 얼굴의 황보라지만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받은 더 큰 느낌은 엉뚱하다는 것이었다. 황보라에게 그런 엉뚱한 이미지에 대해 물었다.

“그렇게 보였나요?(웃음) 엉뚱하다는 게 이상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음…어쩌면 그것도 희소성 아닐까요? 제가 ‘왕뚜껑’ 광고로 처음 기억될 수 있었던 것도 평범해 보이지 않는 희소성 때문이었으니까”

‘엉뚱함’에 대한 대화는 최근 MBC ‘공감토크쇼 놀러와-트루맨쇼’에서 엉뚱한 개그로 호응을 얻고 있는 ‘아랑사또전’의 파트너 권오중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권)오중 오빠랑은 개그코드가 비슷해서 좋아요. 오중 오빠의 성격이 오그라드는 상황이나 억지로 웃기는 걸 못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가식적으로 행동 못하고, 진짜 속마음을 말하는…‘놀러와’에서도 정말 재밌잖아요. 그런 오빠의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엉뚱하다고 하는데 오중 오빠는 머릿속의 말을 그냥 하는 거지 엉뚱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게 재밌는 거 같아요. 저는 한번은 오중 오빠의 개그가 통하는 시대가 올 줄 알았어요(웃음)”

황보라의 미래에 대해서도 물었다. 과거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 밝혔던 황보라. 지금도 그 생각은 여전한지 물었다.

“전에는 똑똑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 나탈리 포트만 같은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듣고 충격으로 와 닿았던 얘기인데요. 박찬욱 감독님이 함께 작업을 하던 오달수 선생님께 한 번은 이런 말을 하셨대요. ‘다 필요 없고 연기를 애매모호하게 해봐’라고. 극중에서 처한 상황에 대해서 대체 이 사람이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관객이 궁금해지는 표정을 지어보라고…애매한 배우, 그 말이 가슴에 팍 꽂혔어요.”

황보라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얘기를 듣고부터는 애매모호한 배우가 되고 싶다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자벨 위페르같은, 혹은 정유미 같은…신비로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를 나누는 내내 황보라의 행동을 지켜보는 것만 해도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망설임 없이 큰 소리로 웃다가, 또 기자의 질문에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궁금한 점을 되묻는 황보라. 그와의 대화를 정리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사실은 아직 대학 졸업을 못했어요. 대학을 다니다가 짜여진 교육방식이 저랑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근데 요즘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리고 나중에는 교수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학생들이랑 사람 얘기, 사는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아, 그리고 ‘왕뚜껑’을 벗었으니, 이젠 무당 방울이도 벗어나야죠.(웃음) 지금은 더 많은걸 해보고 싶어요.”

[배우 황보라.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이승길 수습기자 winnings@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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