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착하게 살면 손해만 본다'는 말은 상당 부분 맞는 말이다. 도태 되어서도 안 된다. 늘 바짝 긴장하고 살아야 간신히 버틸 수 있는 게 이 놈의 세상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느리고 착하고 솔직하게 사는 것이 비판받아야 하는 것일까?
영화 '아워 이디엇 브라더'는 세상을 제각각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던 세 자매 리즈(에밀리 모티머), 미란다(엘리자베스 뱅크스), 나탈리(주이 디샤넬)의 삶에 어느 날 갑자기 이디엇 브라더(idiot brother)인 네드(폴 러드)가 끼어들면서 생기는 변화를 그린다.
두 아이를 키우고 사느라 여성으로의 매력을 잃어버리고 만 리즈, 잡지사 에디터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미란다, 양성애자이면서 자유로운 연애 행각을 즐기며 사는 나탈리에게 네드의 존재는 골칫거리다.
네드가 등장하면서 세 자매의 삶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결혼이 망가지고 친구와 연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던 썸남과 벌어지고, 임신까지 하게 되다니! 사실은 전부터 눈치 채고 있었던 인생의 균열은 네드의 등장과 함께 그야말로 폭발하고 만다.
결말은 예상 가능한대로 네드와 가족의 화합을 보여주며 끝을 맺으니 이를 반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데 그 지독한 솔직함과 착한 마음씨로 관객을 답답하게 만들던 네드의 매력이 극장 밖까지 이어진다면 이것은 반전이라 말할 수 있지 않나.
네드를 연기한‘SNL’ 출신 코미디 배우 폴 러드는 우리나라로 치면 정형돈 쯤 되겠다. 사람 좋은 푸근한 웃음에 손대면 폭신할 것 같은 퉁퉁한 몸집, 어딘지 바보스러운 말투와 몸짓의 그는 치명적(?)인 답답함을 지닌 네드 캐릭터에 적합한 캐스팅이었다. 그의 우둔한 미소는 어느 새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고 마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영화 '아워 이디엇 브라더' 스틸. 사진 = (주)프레인글로벌/(주)드림웨스트픽쳐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