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여름에 훈련한 대가인 것 같아요.”
춘천 우리은행이 1~2라운드서 8승 2패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더 이상 만년 꼴찌가 아니다. 패배 의식을 벗어던졌다. 15일 부천 하나외환전서 6년만에 6연승을 내달렸다. 사실 이날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하나외환 에이스 김정은이 허리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우리은행 선수들도 살짝 방심했다. 위성우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하게 호통을 쳤다. 방심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15점 9리바운드를 기록한 양지희. 예전보다 플레이에 자신감도 붙었다. 몸 놀림도 가볍다. 그래도 이전 경기들보단 잘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이날 우리은행의 필드골 성공률은 고작 38%. 위 감독은 “엉망이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1~2라운드 8승 2패는 지난 여름 엄청난 훈련의 대가라고 자평한 우리은행이다. 그들은 지난 여름에 밥도 먹지 못할 정도로 훈련을 했다. 체육관에서 훈련을 할 때 예정 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를 넘기는 건 예사였다. 식당에서 밥을 하는 아줌마들이 불만을 토로했다는 말도 나왔다. 예정된 시간에 밥을 해주고 설거지를 한 뒤 퇴근을 해야 하는데 훈련이 불규칙적으로 길어지다보니 체육관 직원들도 본의 아니게 오래 일을 한 것.
그래도 꼴찌를 밥 먹듯이 했던 우리은행은 남들 눈치를 볼 여유가 없었다. 양지희는 “감독님이 잘 안 된 부분이 있으면 계속 다시 시켰다. 제대로 될 때까지 했다. 밥을 굶은 적은 없지만, 밥 시간대를 놓친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라고 했다. 위 감독도 “솔직히 여름에 선수들을 반 죽여놓긴 했다”라고 인정했다.
양지희는 “한번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예약을 한 적이 있다. 바깥에서 밥을 먹으면 감독님이 훈련을 일찍 끝내줄 것 같아서 그렇게 했는데, 역시 감독님은 훈련을 일찍 끝내주지 않았다. 7시에 예약을 했는데 두번이나 시간을 미뤄서 결국 8시 30분에 밥을 먹었다”라고 회상했다. 양지희도 혹독한 훈련을 거치며 성장했다. “항상 궂은 일부터 먼저 한다. 이젠 이겨도 들뜨지 않고 분위기를 조절한다. 남자 고등학교 팀과 훈련하면서 이기기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웃었다.
달라진 우리은행, 밥도 못 먹을 정도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결국 달콤한 대가를 얻었다. 훈련을 한 게 억울해서라도 쉽게 1위를 놓칠 기미가 안 보이는 우리은행이다. 양지희가 소개한 에피소드. 달라진 우리은행이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양지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