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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정현이 오랜만에 영화 '범죄소년'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 2000년 선보인 공포영화 '하피' 이후 12년의 장편영화다.
그런데 역할이 심상치 않다. 결혼도 하지 않은 32세의 여배우가 미혼모 역을 맡았다. 이에 '범죄소년'의 강이관 감독은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정현씨에게 아주 고마웠다.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미혼의 여배우 같은 경우 연기 생명력을 넓히기 위해 배우 이미지가 고착될까봐 미혼모 역을 안 하려고 하는데 이정현 씨는 캐릭터와 시나리오만 생각하더라"라고 밝힌 바 있다.
이정현은 "영화에 목말라 있었다. 멋있는 상업영화로 나타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독님이 다큐멘터리를 먼저 건네줬다. 방송국에서 하는 다큐멘터리였는데 이것이 마음을 움직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출연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큐멘터리가 너무 좋았고 강이관 감독님의 '사과'도 너무 좋게 봤다.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는 얘기를 좋아하는데 감독님이 미혼모 이야기를 만드시면 영화가 잘 나올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처음 출연을 고사했던 이정현은 예정돼 있던 중국 공연들까지 취소하며 영화 촬영에 임했다. '범죄소년'으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범죄소년 지구 역의 서영주를 다독이며 촬영을 이어나갔고, 저예산 영화인 탓에 자신이 회식을 쏘며 '으?X으?X'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회사에서는 거의 '쟤를 어떡해'라며 고소 직전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연말 연달아 예정돼 있던 약 4개의 중국 콘서트를 취소하면서까지 영화 출연을 강행했던 것.
이어 "(콘서트) 수익을 포기하고 찍었다. 한 달 반이면 촬영이 끝났고, 또 빨리 촬영에 들어가야 해 그 때가 아니면 찍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혼모에 관한 감동을 받아 이건 꼭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미혼모가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는 걸 이번에 알았다. 소년원이라고 하면 무서운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이 가는 곳으로 안다. 물론 그런 아이들도 있긴 하지만 극소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친구들과 티격태격하다 영화에서처럼 보호자가 없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데 가벼운 걸로도 소년원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면 방치되고 다시 또 들어가고 다시 나와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현은 "오랜만에 연기한 건데 개봉하고 나서 관객이 어떻게 볼지 걱정이 많다. 사회적 메시지도 좋다. 미혼모나 범죄소년도 실제 효승이나 지구와 같다. 그들을 위한 정책을 바꿔주면 날아갈 것 같다. 그런 게 변화된다면 좋겠다. 내가 그런 걸 알릴 수 있게 중간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정현이 출연한 '범죄소년'은 소년원을 드나드는 범죄소년(서영주)이 13년 만에 찾아온 엄마(이정현)와 재회, 둘 사이에 숨겨진 충격적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오는 22일 개봉.
[배우 이정현.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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