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원하던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성공한 구단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다음 시즌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감독들에게는 마냥 웃을 일만이 아니다.
올해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LG, KIA, 두산, NC. LG는 4년간 총액 28억6000만원에 정현욱을, KIA는 4년간 총액 50억으로 김주찬을 잡았다. 두산은 홍성흔과 4년간 총액 31억원의 계약을 통해 FA 사상 첫 '유턴 FA'에 성공했다. NC는 이호준, 이현곤과의 계약을 성사시켜 전력을 보강했다.
각 구단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대어'를 낚았다. 이유는 하나, 다음 시즌 성적을 위해서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전력보강에 과감한 투자를 했던 구단 감독들의 행보다. NC는 신생팀이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아니다.
2011년 스토브리그에서 거액을 투자한 구단은 롯데, 넥센, 한화 등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구단의 감독들은 모두 올해 옷을 벗어야 했다. 팀 성적 부진이 그 이유였다.
작년 FA 시장에서 롯데는 이승호(4년 총액 24억원), 정대현(4년 총액 36억원)을 데려왔고, 넥센은 LG로 보냈던 이택근(4년 총액 50억원)을 다시 품에 안았다. 한화는 FA로 송신영(3년 총액 13억원)을 영입한 데다가 김태균에게는 역대 최고 연봉인 15억원을 쥐여 줬다. 더불어 박찬호의 합류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의 한대화 감독이 결국 가장 먼저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넥센은 시즌 후반 팀 성적이 4강에서 멀어지자 2008년 창단 후 4시즌 간 감독을 맡았던 김시진 감독을 곧바로 경질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거두고도 우승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밖에 조인성, 임경완을 영입했던 SK의 이만수 감독은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면서도 2위의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남달랐다.
구단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만큼 감독들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들어 FA 이적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많아지고 있지만 소위 'FA 먹튀' 논란이 일었던 시기도 있었다. 9시즌(대졸 선수는 8시즌)을 채워야 자격을 얻는 현행 FA 제도에서 군복무 기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30대가 넘어서야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선수들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는 있지만 FA 자격을 갖췄을 때는 이미 어느정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거나 전성기를 지난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미 검증된 선수를 영입함으로써 감독들은 보다 폭넓게 선수들을 활용하며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FA로 이적한 선수 역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전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해야 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감독들과 해당 선수들은 성적으로 보여줘야 할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졌다.
[선동열-김진욱-김기태 감독(위 왼쪽부터), 김주찬-홍성흔-정현욱(아래 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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