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미성년자 성폭행, 인권을 유린하는 고문, 그리고 미혼모.
묵직한 주제들이 스크린을 짓누른다. 22일 동시에 개봉되는 영화들의 주제가 심상치않다.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휩쓸었던 영화 '남영동 1985'가 마침내 22일 개봉된다.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의 차기작인 이 작품은 1980년대 군부정권 시절 인권을 무자비하게 유린하는 고문을 고발하는 영화다.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의 여파는 더욱 크다. 무거운 주제와 사실적인 묘사 탓에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의 숨통이 조여온다. 그러나 꼭 봐야만 하는 영화로 꼽히는데는 고통을 감안해야하는 이유가 있다. 배우 박원상과 이경영의 혼신의 열연은 오래도록 회자될 부분인터라 이를 눈으로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있다.
'돈 크라이 마미'는 영화의 만듦새에는 찬사를 보내기 힘들다. 무거운 소재 탓에 투자에 난항을 겪은 것이 주요 이유인데, 덕분에 영화는 기술적인 매끈함 대신 배우의 연기를 강조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 따라서 배우 유선과 남보라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외에도 악역을 맡은 배우 권현상, 이상민도 이 영화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도가니'에 이어 미성년자 성폭행을 고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반향이 예상된다. '도가니' 보다 표현의 수위는 약하지만, 피해자의 심리를 촘촘히 따라간 서사가 관객을 울분케 한다.
'범죄소년'은 미혼모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더불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오히려 범죄를 키우는 공간이 돼버린 소년원이라는 공간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배우 이정현과 서영주의 연기대결도 이 영화의 미덕. 올해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과 최우수남우상 등 2관왕을 달성한 만큼 작품성은 담보한 작품이다.
이처럼 묵직한 주제의식으로 찾아온 영화들이 동시에 개봉하면서 관객들의 선택에도 영화계 관심이 집중돼있다.
올 한 해 두 편의 천만흥행작이 탄생하는 등, 한국영화의 신 르네상스 시대가 찾아왔다는 평가 속에 하반기 무거운 주제와 배우들의 열연이 빚어낸 이들 세 편의 영화가 거두는 상업적 성적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화 '돈 크라이 마미' 포스터(왼) '남영동 1985' '범죄소년'. 사진=데이지 엔터테인먼트·아우라 픽쳐스·(주)타임스토리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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