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감독의 성향이 드러난 보상선수 지명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8일 오후 "FA 홍성흔 보상선수로 김승회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배명고-탐라대를 졸업하고 2003년 두산에 입단한 김승회는 정들었던 팀을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게 됐다.
롯데의 스토브리그 초반은 어느 때보다 추웠다. 팀내 주축 타자인 김주찬과 홍성흔을 모두 놓쳤기 때문이다. 김주찬에게는 4년간 최대 44억원, 홍성흔에게는 3년간 최대 25억원을 제의했지만 선수들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김주찬은 KIA와 4년간 최대 50억원에, 홍성흔은 두산과 4년간 최대 31억원에 새 유니폼을 입었다.
누가 보더라도 타선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 하지만 롯데의 보상선수 선택은 타자가 아닌 투수였다. KIA에서는 올시즌 신인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홍성민을, 두산에서는 고민 끝에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투수인 김승회를 선택했다. 홍성민은 48경기에 출장하며, 김승회는 선발로 뛰며 6승을 거두는 등 2012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는 롯데 새 사령탑인 김시진 감독의 스타일이 묻어난 선택이기도 하다. 김시진 감독은 1980년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비중을 중요시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투수 출신 감독들은 마운드에 더욱 애착을 드러내며 포수 출신 감독이 '포수 모으기'를 하는 모습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좌완투수 출신이라면 좌완 애착이 강한 경우도 많다. 또한 투수라는 포지션은 타자 출신 감독들 역시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타자 보강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롯데는 2013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뽑은 송창현을 한화에 내주는 대신 경험이 풍부한 장성호를 데려왔다.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지는 미지수지만 성공적인 트레이드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롯데는 2명의 보상 선수 선택을 끝내며 선수 이동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주요 타자 2명을 내주고 투수 2명을 선택한 결과가 내년 시즌 어떻게 나올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롯데로 이적하는 김승회.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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