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가능성만큼은 무한대였다.
현재 대학농구 최강자는 경희대다. 김종규-김민구-두경민 트리오를 앞세운 경희대는 지난해와 올해 대학리그 2연속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경희대에 버금가는 전력을 갖춘 팀으로 중앙대, 연세대, 고려대를 들 수 있다. 연세대는 매년 고교 정상급 기량을 지닌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대학농구 명문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 실업팀들을 가장 많이 괴롭혔던 팀 역시 연세대였다.
현재 연세대의 주축은 저학년이다. 4학년들이 이미 프로에 진출했고, 1~2학년들과 고등학교 3학년들을 새롭게 받아들여 전열을 정비 중이다. 2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최강전 1회전서 현재 프로농구 정규시즌 선두를 내달리는 SK에 패배했지만, 가능성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몇몇 선수가 눈에 띄었다. 허재 감독의 아들인 가드 허웅, 센터 김준일과 장신 포워드이자 예비 대학생인 최준용, 고교 최고의 가드였던 천기범이다. 이들은 모두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서, 정재근 감독의 지도 하에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성장 중이다.
허웅은 경기운영능력과 슈팅 능력을 고루 갖춘 가드다. 경기 템포 조절과 공격 기회를 엿보는 과감함이 엿보였다. 이날 무려 22점을 퍼부은 뒤 5반칙 퇴장을 당하며 코트를 떠났다. 김준일은 대학 선수 중 정상급 파워를 바탕으로 한 골밑 공격이 돋보이는 센터다. 연이어 과감한 골밑 공격을 펼치며 SK 김우겸, 손준영 등을 당황시켰다. 천기범도 재치 있는 드리블과 수비수를 속이고 올려놓는 플로터 등이 인상적이었다. 최준용도 장신에 기동력까지 갖췄고, 수준급 골밑 공격 능력을 뽐냈다.
연세대는 초반 형님들을 밀어붙였다. 몸을 사리지 않는 리바운드와 질풍 같은 공수전환에 이은 화끈한 속공 득점 등 대학생답게 활발한 농구를 펼쳤다. 3쿼터까지 근소하게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반칙관리가 미숙했고 경기 막판 경기 운영 능력 미숙으로 리드를 빼앗기고 말았다. 프로팀 특유의 변칙수비에 대응하는 능력도 부족했다. 결국 역전패했다.
경기 전 만난 정재근 감독은 “스피드는 프로 팀들에 크게 뒤지지 않겠지만, 힘에서는 밀릴 것이다. 웨이트가 안 된다. 프로 형들하고 붙어보면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한 수 배워야 한다. 대학생다운 패기로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줬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승부는 승부다. 이겨야 만족스러울 것 같다”라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결과적으로 연세대는 패배했다. 그래도 자신들이 선보일 수 있는 능력을 100% 발휘했다. 경기 내내 SK를 괴롭혔다. 대학 입학예정자의 경우 프로 선배들과 구력에서 최소 10년 이상 차이가 나지만, 주눅들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SK가 승리했지만, 후배들의 패기에 쩔쩔 맨 경기였다. 이번 대회서 일찌감치 짐을 싼 연세대는 12월에 열릴 농구대잔치를 준비한다.
[22점을 올린 허웅.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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