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확실히 웨이트에선 밀리더라고요.”
프로-아마농구 최강전이 열린 30일 고양체육관. KT가 이번 대회 최대 다크호스로 지목된 고려대를 잡았다. 김현민이 25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예상을 뒤엎고 골밑을 장악했다. 경기 전 예상과는 전혀 딴 판이었다. 고려대 골밑엔 이승현과 이날 공식 데뷔전을 치른 이종현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골밑 싸움에서 오히려 KT가 뒤질 것이라 예상됐다.
아니었다. 김현민이 아무리 올 시즌 8경기서 0.9점을 기록 중인 백업 빅맨이라고 해도 단국대 시절엔 특급 센터였다. 구력 차이가 있었다. 이종현은 김현민보다 7cm가 크고 몸무게도 더 나가지만, 근육량에서 나오는 힘에선 김현민을 앞서지 못했다. 고려대 이민형 감독은 “확실히 웨이트에선 밀린다. 자리를 잡지 못하니 가드가 볼을 제대로 넣어주지 못했다. 종현이가 힘을 길러서 몸싸움을 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라고 했다.
이종현이 누구인가. 경복고의 고교 평정을 이끈 특급 센터였다. 고교생으로서 올 여름 국가대표팀에 차출될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다. 하지만, 프로 형님들과 맞붙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게 드러났다. 아직 고등학교 3학년이 애당초 프로 형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 보는 게 무리였다. 신체조건은 좋지만, 힘이 길러지지 않은 상황에선 골밑을 지배하는 게 무리였다.
그래도 이종현은 이날 14점 7리바운드 5블록슛에 덩크슛 2개를 해냈다. 아직 실속에선 2% 부족했지만, 화끈한 덩크슛과 블록슛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짜릿함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스타성은 충분하다는 게 충분히 입증됐다. 경기 후 이종현은 “져서 아쉽다. 자리싸움에서 밀렸다. 리바운드를 많이 하지 못했다. 살이 좀 빠져서 전반보다 후반에 더욱 힘들었다. 대학 무대 데뷔를 하는 상상과는 달랐다. 아쉬웠다”라고 입을 열었다.
고려대 이민형 감독은 “기본적인 기술은 있다. 포스트 업 능력이 있다”면서도 “고등학교 때 작은 선수들과 골밑 싸움을 하다가 형들하고 해보니까 느끼는 게 많았을 것이다”라고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이러면서 이승현과의 하이-로 게임의 효과도 뚝 떨어졌다. 이종현은 “하이-로 게임을 많이 연습했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종현은 여전히 특급 유망주다. 이번 대회서 부족한 부분을 거울삼아 농구대잔치와 내년 대학리그를 준비할 경우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웨이트 강화가 당면과제다. 이종현은 “대학 4년 내내 전승하고 싶다”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이종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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