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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그룹 JYJ 멤버 김준수가 첫 솔로 앨범을 내고 가진 월드투어의 마지막 무대는 독일의 오버하우젠이었다.
독일의 공업 도시 오버하우젠, 1800석 규모의 크지 않은 공연장 투르비네할레가 월드투어의 피날레로 낙점됐다. 취재진은 김준수를 공연 하루 전에 만나 국내 팬들에게 낯선 지역, 또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지는 공연장에 대해 물었다. 김준수의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단 지적이었다. 그러자 김준수는 자신의 생각을 들려줬는데, 김준수가 이날 한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3년 전부터 숫자나 규모적인 것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남미 공연 같은 경우 대규모 스태프들과 가서 공연을 하면 사실 회사에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럼에도 공연을 추진한 건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 남미나 유럽의 팬들은 제가 공연을 하러 오지 않는 이상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방송 활동을 못하고 있기에 다른 매체로 절 보기가 어렵다. 그런 점 때문에 더욱더 팬들이 있는 곳에 직접 가서 제가 받은 사랑을 노래와 퍼포먼스로 표현하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했다. 규모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다"
김준수 그리고 그가 속한 JYJ는 단순히 대중이 흔히 떠올리는 '아이돌' 이미지에 가두기에는 아까운 가수들이다. 가창력은 아이돌 가수들 중 으뜸이고, 퍼포먼스도 다른 그룹에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역동적이고 파격적이다. 또 스스로 노래를 만드는 능력까지 갖춰 여러모로 다른 아이돌 가수들이 롤모델로 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다른 멤버들 없이 김준수 홀로 나선 이번 월드투어가 아시아 지역, 북남미 지역, 유럽의 독일 오버하우젠까지 12개 도시에서 5만 3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준수와 JYJ의 인기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준수와 JYJ는 2010년부터 '더 비기닝(The beginning)', '인 헤븐(In heaven)', '타란탈레그라(Tarantallegra)'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매번 음악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정작 그들이 방송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국 가수의 무대를 한국에서 보기 힘든 이 상황은 과연 정상적일까? 그동안 JYJ가 방송을 할 수 없을 때마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달렸지만 멕시코, 브라질, 칠레까지 가서 관객을 끌어 모으는 가수들이 한국의 음악 프로그램에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딘가 잘못된 느낌이다.
지금까지 대중들은 그런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다. JYJ의 음원을 구입하거나 뮤직비디오를 찾아 보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노래를 들어보지도, 퍼포먼스를 볼 수도 없었다. 다른 아이돌 가수들이 신곡을 발표한 뒤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무대를 선보이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연스럽게 노래를 홍보하는 것과 상황이 달랐다.
최근 JYJ와 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전속계약과 관련된 분쟁을 매듭지었다. JYJ의 방송 출연과 관련된 상황들도 달라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지만, 김준수 역시 "저도 아직 알 수 없다"는 불안한 대답을 했다. 그러나 달라져야만 한다. 사실 JYJ의 노래를 방송에서 듣지 못하고, 무대를 볼 수도 없다는 건, 그래서 그들을 평가할 기회 조차 없다는 건, 한국 대중들에게 더 큰 비극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오버하우젠에서 월드투어 마지막 공연을 가진 그룹 JYJ의 김준수.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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