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맥이 탁 풀렸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번 대회를 정규시즌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규시즌과는 달리 긴장이 풀어질 경우 이번 대회가 끝나더라도 페이스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구나 SK와 정규시즌 치열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 유 감독의 마음은 바쁘기만 하다. SK와의 1회전서부터 4일 동부와의 8강전까지 모두 전력투구했다.
하지만, 강력한 악재가 모비스를 뒤덮었다. 중심축 양동근이 경기 시작 30초만에 동료의 발을 밟아 쓰러지면서 코트 밖으로 물러난 것. 양동근은 이후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기세 싸움에서 밀렸다. 컨디션이 좋은 박지현과 이광재에게 박구영과 김시래가 철저하게 눌렸다. 양동근 없는 모비스는 프레스도, 경기 조율도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모비스는 문태영과 노경석의 선전으로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동부에 패배하고 짐을 쌌다.
유 감독은 “솔직히 동근이가 그렇게 나가고 나니까 경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동근이가 하는 프레스와 구영이, 시래가 하는 프레스는 상대가 느끼는 부담의 정도가 다르다. 우리 애들의 자신감이 뚝 떨어졌다”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경석이의 슛 감이 괜찮았다. 동량이도 주성이, 승준이와 몸을 부딪혀본 것은 소중한 경험이다”라고 했다. 노경석은 이날 10점을 기록했고, 김동량도 SK전 25점 활약에 이어 이날도 13점 8리바운드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그래도 유 감독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해 보였다. 경기 전 만난 그에게 취재진이 “정규리그-컵대회-챔피언결정전 3관왕하고 싶지 않냐”라고 웃으며 물어볼 정도로 모비스의 분위기는 좋았다. 난적 SK와의 첫 경기서 예상을 뒤엎고 완승할 정도로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 대회가 정규시즌 준비에 부담이 된다고 하더라도 유 감독은 내심 우승을 노렸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동근의 부상으로 유 감독의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양동근의 부상 정도는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다. 모비스는 이번 대회 8강 탈락보다 정규시즌을 더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모비스는 당장 9일 LG와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양동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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