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도의 심리전이다. 비즈니스의 일환이다.
메이저리그는 4일(한국날짜) 윈터미팅이 시작됐다. LA 다저스는 그간 현지 언론의 예상대로 FA 투수 최대어 잭 크레인키의 영입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다저스와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류현진 계약은 지난달 중순 상견례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어쨌든 류현진과 LA 다저스의 계약 협상 마감일이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다저스의 눈치 싸움도 벼랑 끝으로 갈 분위기다. 고도의 비즈니스 심리전이 시작됐다.
▲ 류현진 계약은 말 그대로 비즈니스
LA 타임스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의 말을 인용해 “류현진과 다저스의 협상이 더디다.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또 3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저스가 새로운 구단주의 요구에 따라 잭 크레인키 영입 외에 또 다른 대어급 투수들을 트레이드로 노리고 있다며 클리프 리, 제임스 쉴즈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최근 잠잠하던 스캇 보라스가 5일 작심한 듯 LA 타임스를 통해 “일본은 류현진에게 실행 가능한 옵션이다”라고 맞대응을 했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스토브리그, 특히 윈터미팅에선 몸값 높고 귀한 FA 투수들에 대한 계약과 흥정을 먼저 하는 게 순서다. 류현진이 분명 잠재력 있는 투수라는 걸 알지만, 동양에서 온 젊은 투수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현지에선 6년전 이가와 게이의 2600만달러에 약간 못미친 포스팅 금액에 응찰됐다는 것이 화제가 된 정도다. 보라스와 다저스의 협상이 더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실제 류현진 계약은 다저스의 스토브리그 최우선 업무가 아니다. 또 보라스와 다저스가 생각하고 있는 몸값도 제법 차이가 난다. 하지만, 4일 LA 타임스 다저스 담당 빌 샤이킨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다저스와 류현진이 계약을 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고, 야후스포츠 팀 브라운 칼럼니스트도 콜레티 단장의 말을 인용해 “협상 진행 속도는 더디지만, 계약을 맺기를 바란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말 한 마디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 말 그대로 비즈니스 차원에서 주고 받는 코멘트들이다. 다저스가 스토브리그에서 필요한 업무 중 류현진 계약이 우선순위가 아닌 건 맞지만, 전혀 따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잭 그레인키 영입 추진과 류현진 계약은 별개의 문제다. 류현진을 위한 예산이 따로 잡혀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혈안이 된 다저스가 정말 류현진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 보라스의 침묵 끝 반격,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
보라스 코퍼레이션 수장 스캇 보라스의 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어찌된 일인지 요즘 류현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가 5일 LA 타임스를 통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역시나 강경한 발언이었다. 보라스는 이번 윈터미팅에서 FA 자격을 얻은 외야수 마이클 번, FA 투수 카일 로시, 에드윈 잭슨 등의 계약을 위해 우선적으로 뛰고 있지만, 이 발언으로 그에 못지 않게 류현진의 계약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보라스가 최근 LA 언론의 신중한 전망과 다저스 구단의 코멘트에 일일이 대응하진 않았다는 걸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럴 필요성이 없다고 느낀 것 같다. 한 관계자는 “다저스의 압박과 현지 언론의 전망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다저스에게 초조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오히려 다저스가 더욱 압박해올 수 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잠잠하던 보라스는 5일 강경대응으로 협상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다저스의 압박, 언론의 걱정 섞인 전망에 일일이 대응하다가는 자칫 초조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보라스는 그럴 경우 협상의 주도권이 보라스 코퍼레이션이 아닌 다저스에 넘어간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어차피 보라스는 류현진의 계약을 윈터미팅 이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보라스는 다저스와의 고도의 비즈니스 심리전서 지지 않을 태세다.
계약 마감 6일을 남긴 현 상황에서 다저스와 보라스의 샅바 싸움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벼랑 끝 협상이 본격화 됐다. 비즈니스 차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류현진 계약 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은 7일 윈터미팅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여유로운 류현진(위), 미국으로 출국하는 류현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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