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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팀 버튼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팀 버튼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09 팀 버튼 전'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팀 버튼 감독은 첫 등장부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양팔을 드는 포즈를 취해 보이는 등 유머러스한 면모를 뽐냈다. 또 천재감독이라는 명성과 달리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허리를 숙이며 한국식 인사를 건네는 겸손함도 잊지 않았다.
영화 홍보가 아닌 전시회 개최차 한국을 찾은 팀 버튼 감독은 아시아 최초일 뿐 아니라 전세계 마지막이 될 '팀 버튼 전'에 대한 생각들을 밝혔다.
그는 "서울 전이 마지막 전시가 된다. 서울에서 열리게 되는 팀 버튼 전은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이번 전시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또 "가족이나 친구들 모두 내가 놀랐던 것처럼 똑같이 전시회를 보고 놀랐다. 이렇게 훌륭한 전시가 MoMA(뉴욕현대미술관), 그것도 뉴욕에서 영화 전시가 열렸다는 사실에 모두 놀랐다. 초현실적인 상태 같다고 했다. 인생을 겪다 보면 놀라운 일들이 발생하는데 내가 지금껏 겪었던 놀라운 일 중 가장 놀라운 일이었던 것 같다"며 자신에게도 전시회 개최가 일생일대의 사건이었음을 털어놨다.
팀 버튼 감독은 영화 감독으로서 자신의 철학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영감은 어렸을 때 느낀 감정을 상기하는 데서부터 오는 것 같다. 아이들은 사물을 볼 때 새로운 방식과 관점으로 보게 된다"며 "매해 시간이 갈수록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책을 봤다거나 미술관에 가서 영감을 얻었다기 보다 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으며 자랐다. 영화는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예술 형태다.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이런 영감의 원천을 업으로 삼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진정 일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영화 관계자 뿐 아니라 관객들을 놀래킨 감독답지 않게 영화나 그림, 피규어 등 자신의 작업 결과물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음을 토로했다.
팀 버튼 감독은 "하나하나가 내 자신의 일부고 나의 이야기라서 (전시회에 공개된) 작품을 볼 때 형언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든다. 영화 작업과 마찬가지다. 과정 자체는 즐기지만 대중들에게 공개하고, 보게 되면 내 자신이 노출된 것 같아 어딘가 불편하고 이상한 기분이 든다"며 "전시가 되다 보니 영화를 공개할 때보다도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는 손키스를 날리고 자신을 환영해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등 마지막까지 기자회견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며 회장을 빠져 나갔다.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밝힐 때는 카리스마를, 그렇지 않을 때는 유쾌한 면모를 선보인 거장의 첫 내한이었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09 팀 버튼 전'은 영화 '가위손', '배트맨',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을 연출한 팀 버튼 감독의 발자취를 담아낸 전시다.
오는 12일부터 내년 4월 1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팀 버튼 감독이 그린 어린 시절 습작부터 회화, 데생, 사진, 영화제작을 위해 만든 캐릭터 모형,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보관해 온 작품 등 총 86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팀 버튼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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