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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라틀리프를 잘 막은 김일두가 수훈 선수입니다.”
최근 4연패를 당한 디펜딩 챔피언 KGC 인삼공사. 3라운드 첫 경기서 강호 모비스를 만났다. 막막했다. 13일 모비스전 직전 만난 이상범 감독은 “수비만 잘 풀리면 공격은 어떻게든 해보겠는데”라고 했다. KGC는 오세근이 시즌아웃됐고 신인 김민욱도 족저근막염으로 당분간 못 뛴다. 골밑이 헐거워졌다. 후안 파틸로는 센터가 아니다. 키브웨 트림은 상대적으로 공격이 약하다. 결국 국내 선수들의 도움 수비로 상대 센터를 막아야 했다.
이 감독은 김일두를 풀타임 출전시켰다. 고육지책이었다. 김일두는 라틀리프와 몸을 부딪혔다. 203cm의 라틀리프를 완벽하게 막는 건 무리였다. 라틀리프는 골밑 공격 기술이 매끄럽지는 않다. 힘을 바탕으로 골밑으로 밀고 들어가는 타입이다. 김일두도 힘 하나는 끝내준다. 그는 4파울에 걸렸지만, 끝내 퇴장을 당하지 않았다. 라틀리프가 자리를 잘 잡았을 땐 어쩔 수 없이 점수를 내줄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끈질기게 따라갔고, 괴롭혔다.
KGC는 승리했지만, 매끄럽지는 못했다. 마지막에 버저비터 슛이 몇 차례 들어갔고, 김태술의 재치가 만들어낸 측면이 있었다. 그래도 승리 그 자체로 의미가 큰 KGC다. 4연패 탈출과 함께 상위권 견제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 감독은 그 중심에 김일두가 있다고 봤다. 35점이나 내줬는데 그를 수훈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외곽 로테이션 수비가 잘 됐다. 선수들이 한발 더 뛰어준 게 승리의 원동력이다. 라틀리프는 35점을 넣었는데 포스트에서 득점을 한 것도 있지만, 리바운드와 루즈볼에 이어 만든 점수가 대부분이다. 속공 득점도 있었다. 완벽하게 포스트에서 만들어낸 점수는 많지 않았다”라고 했다. 점수는 많이 내줬지만, 수비 전술 자체는 성공적이었다는 자평이다.
어차피 라틀리프와 함지훈을 모두 다 막을 수 없는 KGC였다. 이 감독은 “지훈이는 패스 능력이 있어서 붙어 버리면 오히려 다른 선수에게 점수를 내준다. 그래서 라틀리프에게 더블 팀을 갔다. 어차피 둘 다 막을 수 없었다. 수비 변화가 주효했다”라고 웃었다.
이날 20점을 몰아친 양희종은 “세근이가 없으니까 골밑 수비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그게 최근 부진의 모든 원인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다”라고 했다. 선수들도, 감독도 골밑 수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 높이가 위력적이지 않은 모비스를 상대로는 이 전술이 먹혔다. 가드에게 압박을 가하더라도 볼을 잘 넣어주는 양동근과 김시래가 동시에 뛰자 확실히 부담스러웠다. 이 감독은 현실적인 변화를 택했다.
KGC가 앞으로 다른 팀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35점을 넣은 라틀리프였지만, 일단 만족스러워 한 이상범 감독이다.
[이상범 감독.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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