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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산 김진성 기자] “이기는 법 알 것 같아요.”
우리은행의 선두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17일 안산에서 신한은행을 잡아내며 신한은행과의 경기 차를 2경기로 벌렸다. 신한은행의 적지에서 3연승을 내달리며 15승 4패, 단독 선두를 지켰다. 시즌 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을 우리은행이 현실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만년 최하위팀. 패배에 익숙했던 그녀들이 이젠 승리하는 법을 익혀가고 있다.
우리은행이 주전들의 강력한 프레스와 속공, 리바운드와 루즈볼에 대한 집착, 승리에 대한 간절한 마인드가 어울려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졌다. 그런 경기를 15번이나 해내면서 선두를 달린다. 이젠 승리하는 법을 알겠다는 우리은행이다.
주장 임영희는 “신한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이기는 것에 대해서 큰 의미가 있다. 기분이 좋다. 잘 하다가 4쿼터 무너졌던 게임이 많았는데 올해는 이기고 있을 때, 상대 팀이 따라올 때 모두 질 것 같은 생각이 안 든다. 선수들이 당황하고 조바심이 났다면 넘어갈 수 있다는 느낌 같은 게 없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라고 했다.
위 감독도 그런 선수들을 보면 흐뭇하다. 위 감독은 “예전에도 신한은행을 이겨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동등하게 해본 적이 없다. 그 자체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그걸 높게 평가한다”라면서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또 신한과 해야 한다. 솔직히 우리가 항상 이길 수 있는 확률 많지는 않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경기 막판 2점 차까지 왔을 때 넘어가겠구나 생각했다. 2점 차에서 고비만 넘겨주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엔 10점 이기고 있는데 지키지 못하고 2~3점 지고 있는데 자꾸 포기했다. 이젠 달라졌다. 선수들이 경기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애들도 힘들다. 내가 선수들을 몰아붙이면 주눅들 수 있다”라며 계속해서 용기를 북돋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임영희는 “이기는 맛은 모르겠는 데 이기는 법은 알겠다”라고 알쏭달쏭한 말을 남겼다. 패배 의식을 딛고 강팀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중간과정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우리은행이 올 시즌 신한은행과의 전적을 2승 2패로 맞췄다. 고비를 넘기는 힘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이젠 정말 우리은행이 쉽지 않은 팀이 됐다. 이대로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닌 것 같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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