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김태균이 내년 연봉 15억원에 사인을 했다. 예상을 뒤엎은 동결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타율 0.363에 출루율 0.474로 2관왕을 차지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인상 요인은 충분했다. 그러나 팀이 최하위에 그쳤고 지난해 지바롯데 퇴단 이후 복귀 과정에서 충분한 대우를 했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사실 한국 프로 정서상 연봉 15억원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김태균이 더 많은 돈을 받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이제 삼성 이승엽의 계약에 관심이 간다. 김태균과 이승엽은 지난해 일본 생활을 마치고 나란히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이승엽은 김태균에 앞서서 연봉 8억원에 옵션 3억원으로 2004년 심정수가 삼성과 맺은 연봉 7억 5000만원을 뛰어넘는 연봉 계약을 맺었다. 그러자 이후 김태균이 이승엽을 뛰어넘는 계약을 했었다. 이번엔 김태균이 먼저 연봉 계약을 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타율 0.307 21홈런 85타점 84득점을 기록했다. 타율 6위, 홈런 5위, 타점, 득점 3위로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한국리그를 접수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게 증명됐다. 실질적으로 삼성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연봉 인상이 가능해 보인다.
▲ 이승엽, 김태균 15억 넘어설까
이승엽은 옵션 조항을 모두 충족하면서 연봉 11억원을 거머쥐었다. 여기서 연봉이 상승한다면 김태균의 연봉 15억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김태균이 해내지 못한 우승을 일궈냈다는 게 플러스 알파 요인이다. 김태균도 연봉 인상 요인이 충분했으나 팀이 최하위에 그친 게 걸림돌이 됐다. 그만큼 한국 실정에는 팀 성적도 연봉 책정의 중요한 요소다.
이승엽이 일본에 진출하기 전엔 연차별 최고 연봉 기록을 세 차례나 경신했었다. 5년차였던 1999년에 1억 1000만원을 받았으나 6년차였던 2000년엔 3억원을 받았다. 또 7년차였던 2001년에 3억원을 받았으나 8년차였던 2002년에 4억 1000만원을 받았고, 9년차였던 2003년에 6억 3000만원으로 당시 6,8,9년차 최고 연봉자가 됐다. 1999년 54홈런, 2001년 39홈런, 2002년 47홈런을 기록했는데, 1999년엔 역대 첫 50홈런 돌파, 2002년엔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 효과가 있었다.
올 시즌 이승엽이 없었다면 삼성의 우승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또 전성기가 지난 상황에서 리그 정상급 성적을 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인상 요인이다. 개인타이틀은 따내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MVP에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다만, 올 시즌 그가 받은 11억원 역시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폭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 아직 삼성과 이승엽은 정중동이다
삼성 운영팀 관계자는 17일 “승엽이가 서울에 있다. 아직 연봉 협상 실무자와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연봉 인상 요인은 충분하고 김태균의 연봉 계약 상황과는 전혀 상관 없다. 내부 고과에 따라 책정된다”라고 했다. 삼성 운영팀 관계자에 따르면 이승엽뿐 아니라 주전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1.5군급 및 2군급 선수들과의 계약에 주력하고 있고, 이후 주전선수들과 조금씩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잡음이 없었다. 이승엽과의 계약도 순리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예전 이승엽은 삼성 선수들 중 비교적 연봉 협상 결과가 늦게 발표됐다. 삼성의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대미를 장식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국내 복귀가 결정된 뒤 12월 초에 연봉 계약이 발표된 지난해 케이스와는 달랐다. 때문에 정황상 이승엽의 연봉 계약 발표는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
또 이승엽은 1999년 54홈런으로 사상 첫 50홈런 시대를 열어젖힌 뒤 이듬해 연봉 3억원을 돌파하면서 사실상 협상이 없었다. 이승엽은 항상 최고의 성적으로 구단의 가치를 드높였고, 삼성은 그런 이승엽에게 후한 대접을 해줬다. 이번에도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다. 아직 정중동이지만, 결국 구단의 방침에 따라서 이승엽의 내년 연봉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태균의 15억원을 넘어설 것인지도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내년 연봉이 궁금한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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