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재학 감독의 400승이 만들어진 울산이 또 주목 받는다.
울산동천체육관에서 20일 해가 바뀌기 전 최대 빅매치가 열린다. 16승 5패로 공동선두이자 2강을 형성한 울산 모비스와 서울 SK가 3라운드 맞대결을 갖는 것이다. 아직 30경기 넘게 넘은 상황. 이 경기가 선두 싸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지만, 지켜봐야 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
프로농구는 팀당 6라운드 54경기를 갖는다. 한팀과 6차례 붙으면서 전략과 전술 싸움을 펼친다. 자연히 한 경기, 한 경기가 상대팀에 데이터로 남는다. 이번 맞대결은 세번째 맞대결. 이미 모비스가 의식된다고 솔직하게 말한 SK 문경은 감독이나 정규시즌 54경기 중 1경기라며 짐짓 한 발을 뺀 모비스 유재학 감독 모두 나름대로의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것은 철저히 1차전과 2차전의 전략과 결과를 참고한 결과물일 것이다.
첫 맞대결은 10월 20일 잠실에서 열렸다. SK가 4점 차로 이겼고 박빙 흐름으로 진행됐다. SK는 4쿼터에서 10점을 퍼부은 에런 헤인즈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했다. 당시 모비스는 승부처에서 헤인즈를 막지 못했다. 점수는 10점을 줘도 이상할 게 없다. 헤인즈가 개인기술과 득점력이 좋고 모비스 4~5번 중 운동능력이 좋은 수비수가 부족했다. 맥카스킬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다만, 헤인즈에게 4쿼터에만 리바운드 6개를 내준 건 모비스의 박스아웃이 좋지 못했다는 뜻이다.
당시 모비스는 조직력이 정비되지 못했다. 조직력을 맞춰가던 시기였다. 모비스는 11월 10일 울산에서 열린 2라운드서 승리했다. 그 시기엔 양동근-김시래의 윈윈 활용법도 찾았고, 커티스 위더스 영입으로 세부적인 전력 안정감을 찾아가던 시기였다. 라틀리프의 골밑 활약을 SK가 막지 못했다. 반대로 당시 SK는 일부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SK는 헤인즈, 모비스는 라틀리프가 펄펄날자 승리를 챙겼다. 이번 맞대결도 어떻게든 내용과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 경기로 두 팀 중 한 팀이 1경기 차로 단독선두에 오르겠지만, 어차피 두 팀의 순위 싸움 결과는 5~6라운드에 갈린다는 게 중론이다.
그보다 이 경기를 통해 5~6라운드 혹은 플레이오프에서 상대를 잡아낼 수 있는 세밀한 포인트를 잡아낸다면 그게 더 의미가 있다. “한 경기쯤 져줘도 된다”는 유 감독의 말이 의미심장한 이유다. 길게 본다면 이 경기는 정규시즌 우승으로 가는 중간 포인트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의미가 없다고 볼 순 없다.
사실 프로농구만큼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전력 변동폭이 큰 종목도 없다. 주전 의존도가 높고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당일 컨디션 혹은 부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면서 팀 전체적인 흐름과 안정감이 결정된다. 1라운드서는 전력이 100% 정비되지 않은 모비스 대신 연승 기류를 탄 SK의 흐름이 좋았고, 2라운드서는 모비스의 전력이 본 궤도에 접어든 대신 SK가 상승세에서 잠시 주춤했다. 당시 SK는 모비스전 패배를 시작으로 올 시즌 유일한 연패를 맛봤다.
최근 SK는 팔꿈치 부상을 당한 김민수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게 변수다. 14일 삼성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패배했지만, 16일 동부를 완파하는 등 경기력은 비교적 꾸준하다. 모비스는 13일 KGC전서 연승이 끊긴 뒤 15일 KCC전서 87실점을 하는 등 공수 밸런스가 약간 흔들리는 모습. 18일 유 감독의 400승 경기서도 오리온스가 4쿼터 실책을 연발하지 않았다면 경기 흐름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라틀리프의 공격력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주전 개개인의 포지션 대비 신장이 높지 않은 모비스는 높이와 스피드를 동시에 안고 가는 SK 특유의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을 버거워했다. SK 역시 모비스의 꽉 짜인 조직력을 넘어서는 걸 힘겨워했다. 과연 유 감독과 문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황과 스타일상 문 감독은 초반부터 갖고 나온 패를 모두 꺼내면서 총력전으로 갈 확률이 높다. 유 감독은 문 감독의 움직임을 보면서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을 들고 나올 확률이 높다.
[왼쪽부터 문경은-유재학 감독(위), 모비스-SK 2라운드 맞대결 장면(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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