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놀러와'…유재석·김원희로 힐링했던 '8년'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 '공감토크쇼 놀러와'(이하 '놀러와')가 24일 막을 내린다.

지난 2004년 5월 8일 첫 방송 이후로 '놀러와'는 MBC를 대표하는 토크쇼로 자리매김해왔다. 마지막 방송을 앞둔 '놀러와'의 8년을 뒤돌아봤다.

'놀러와'가 지나온 8년이란 시간에도 변하지 않은 것은 동갑내기 MC 개그맨 유재석과 배우 김원희의 존재감이었다. 매주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전형적인 토크쇼 포맷의 '놀러와'가 예능프로그램으로써는 드물게 8년이나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편안한 진행을 특징으로 하는 유재석과 김원희의 찰떡 호흡이었다.

'놀러와'의 장수에는 프로그램과 함께 성장한 패널들의 활약도 큰 역할을 했다. 초창기 '놀러와'의 패널이었던 개그맨 박명수와 방송인 노홍철은 어느덧 한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메인 MC로 성장했다. 당시 박명수는 버럭개그를 선보이며 1인자 유재석과의 호흡을 맞춰나가기 시작했고, 케이블채널에서 리포터로 활약하던 노홍철도 '놀러와'를 통해 지상파 프로그램에서의 능력을 증명했다.

또 현재 유재석·박명수·노홍철과 함께 MBC '무한도전'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룹 리쌍 멤버 길이 예능인으로서의 재능을 발견한 곳도 '놀러와'였다.

이밖에도 그룹 DJ DOC 멤버 이하늘과 가수 올라이즈밴드, 그리고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함께 하게 된 가수 은지원, 박재범, 방송인 김나영, 배우 권오중, 김응수 등도 '놀러와'의 8년을 함께 만들어온 멤버들이다.

게스트와 MC들이 나누는 대화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놀러와'는 다양한 토크 포맷을 선보였다. 룰렛을 돌려 방청객으로부터 토크의 재미를 평가받았던 '회전토크! 넘어야 산다!', 게스트와 관련된 대화 주제를 잡지 형식으로 편집해 소개했던 '스타 in 커버스토리', 자취방을 콘셉트로 편안한 토크 분위기를 유도했던 '골방밀착토크 눌러줘요, 컴온!' 등이 '놀러와'가 선보인 코너들이었다.

그리고 '놀러와'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세시봉'이다. 지난 2010년 '놀러와'에서는 1960년대와 1970년대 문화를 상징하는 음악감상실 '세시봉' 출신 가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조영남을 초대한 '세시봉 특집'이 방송됐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이들의 우정과 하모니는 중장년층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했고, 이후 '세시봉' 멤버들은 콘서트와 특집방송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렇듯 오랜 시간 다양한 게스트와 형식으로 시청자를 만나오던 '놀러와'는 제작진의 갑작스런 교체와 경쟁 프로그램들의 급부상 속에서 올해 들어 극심한 시청률 부진에 빠졌다. 이후 '놀러와'는 '방바닥콘서트', '트루맨 쇼', '수상한 산장' 등 새 코너를 잇달아 내놓으며 반전을 노렸지만 그럼에도 MBC는 지난 7일 '놀러와'의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8년간 시청자를 웃고 울렸던 '놀러와'는 24일 가수 김종국, 배우 박준규, 개그맨 지상렬,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 걸그룹 카라 멤버 박규리 등이 출연하는 '크리스마스 특집'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24일 막을 내리는 MBC '공감토크쇼 놀러와'의 MC 유재석-김원희. 사진 = M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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