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정재은 감독이 독립영화의 배급지원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재은 감독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디플러스에서 진행된 영화 '영화판' 릴레이 GV(관객과의 대화) 5탄에 참석했다.
'고양이를 부탁해', '말하는 건축가'로 한국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정재은 감독은 상업영화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제작환경의 변화와 여성영화인으로서 체험한 영화계의 실질적인 문제점들을 되짚었다.
정재은 감독은 "영화계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매주 많은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몇 개 되지 않는 독립영화관에서 일주일에 한 번, 하루에 한 번 상영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 경쟁에서 살아 남는 게 상업영화가 천만 관객을 달성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영화 시장의 자생력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독립영화의 제작지원보다는 배급지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말하는 건축가'가 4만 정도의 관객이 들었는데 주위에서 400만 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실감하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그 말이 현실로 느껴진다"고 열악한 배급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또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든 여성 감독이 많이 없는 것은 비슷한 실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영화의 종류인 것 같다. 감독은 둘째치고 여주인공이나 여자들의 이야기가 절대 적으로 부족한 것 자체가 더 문제다. 남성 감독들이 여성의 이야기를 더 만들어야 하고, 여성들이 남성의 이야기를 더 잘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여성을 내세 울 수 있는 영화가 부족하고 장르도 한정돼 있다. 그래서 여성 감독은 여성이라는 코드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로만 영화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촬영현장은 노동의 강도가 너무나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다. 그것을 버티려면 엄청난 체력과 근력과 투쟁력이 필요하다. 물론 여자들도 버티기는 하지만 남자 감독들보다 풀어나가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남자 스탭이 많은 현장에서 여성 감독이 그것들을 풀어나가다 보면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나 또한 성격이 이상한 여자 감독으로 충무로에 소문이 났다. 그 모든 것이 풀기 힘든 오해들로 생겨난 것이다. 남자 이상으로 강한 캐릭터를 갖고 있는 여성 감독들은 어느정도 헤쳐나가기 쉽고, 너무 여성적이면 현장 자체를 버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정재은 감독 등 대한민국 톱배우들과 거장 감독들과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영화판' GV는 오는 29일 안성기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정재은 감독. 사진 = 아우라픽쳐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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