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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남자 배우의 시작은 서른 살부터라는 말이 있다. 청춘과 이별하는 상실의 나이가 아닌 변화와 성장을 넘어 자신 만의 존재감을 입증하는 새로운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1983년생, 올해 딱 서른이 된 박해진은 긴 공백을 깨고 의미 있는 시작을 제대로 하고 있다. 그는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에서 여주인공 서영이의 쌍둥이 동생인 상우 역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재벌가 며느리가 되기 위해 가족을 등진 누나를 위해 억지 결혼까지 강행하는 박해진의 속 깊은 연기에 시청자들이 감복하며 '내 아들 상우'라는 별명까지 지어주고 있다.
박해진은 KBS와 인연이 깊다. 데뷔작인 2006년 '소문난 칠공주'를 통해 '국민 연하남'으로 등극했고, 이듬해 출연한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과 첫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은 2009년 '열혈 장사꾼' 또한 KBS 드라마였다. 친정 같은 KBS에서 그는 값진 복귀를 한 것이다. 긴 공백 기간 좀 더 깊어진 눈빛과 짙어진 감성을 갖게 되면서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과 공통점이 많은 '내딸 서영이' 속 상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데뷔 직전 고향인 부산을 떠나 2년간 서울에 있는 좁은 옥탑방에서 생활했고, 누나의 행복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저버린 상우처럼 박해진은 친누나와의 사이가 각별하다. 극중 배역을 배분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시청자 역시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훤칠한 키, 서글서글한 인상과 훈훈한 외모로 지닌 박해진이 지난 10월 꽃거지로 전격 변신했다. 시청률 30%를 넘기면 닮은꼴로 꼽히는 개그맨 허경환이 출연하는 개그콘서트 '거지의 품격'에 출연하겠다는 공약을 남자답게 지킨 것. '내딸 서영이'가 방송 7회 만에 전국 시청률 30%를 돌파하자 그는 흔쾌히 개콘 무대에 섰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능청스러움으로 "궁금하면 700원!"을 외치며 큰 웃음을 줬다. 최근 열린 일본 팬미팅에서 꽃거지 분장으로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박해진은 일본 도쿄돔 시티홀, 오사카 NHK홀 등 일본 전국 투어를 성공리에 마쳤을 뿐 아니라 중국 대하드라마 남자 주인공과 싱가포르 모델 활동, 아시아 각국 팬미팅까지 향후 2년간 해외 스케줄이 꽉 차 있다. 박해진 소속사 더블유엠컴퍼니 황지선 대표는 "가슴으로 성숙한 내면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박해진은 아시아 각국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며 자기 자신을 더욱 철저히 단련해왔다"고 말했다.
시련을 넘어 이제 진짜 배우로 성숙해진 박해진. 찬란한 서른 살 남자 배우 박해진,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칭기스칸처럼 세계 정복을 그려봄이 어떨까. 그의 활약을 더욱 기대해본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의 박해진. 사진 = KBS 제공]
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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