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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계사년 벽두부터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으니, 톱배우 김태희와 톱가수 비의 열애보도였다.
두 톱스타의 만남이었던데다 두 사람은 한번도 연애사실을 공개한 적이 없었던 터라, 이는 큰 화제를 낳으며 회자됐다. 보도 12시간만에 열애를 인정한 김태희 측의 공식발표에 그들의 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중들의 축하와 시샘이 예견됐던 대한민국 대표 톱스타 커플의 탄생에 대한 반응은 포털사이트가 아닌 국방부 게시판에 폭주했다. 대중들은 비와 김태희의 만남보다 파파라치에 의해 찍힌 비의 탈모보행에 주목했다. 또 두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에 연예사병으로 활동하던 비의 군복무 기강 및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열애가 보도된 1일부터 엄청난 양의 게시글이 폭주하고 있다. '연예인에게 왜 특혜를 주는지' '군 관련자, 비 책임회피할 수 없다' '기만하는 국방부'라는 제목의 게시글들이 실시간으로 올랐다.
이에 국방부는 진화에 나섰다. 국방부는 3일 정례브리핑을 열고 "정지훈 상병이 공무로 연습하기 위해 출타했지만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적인 접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이 사건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회부할 것을 밝혔다. 이어 비가 외출 시 군모를 쓰지 않은 것도 복뮤 규율 위반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연예사병에 대한 특별 관리 지침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연예사병이 외박이나 외출을 할 때는 반드시 간부가 동행하고 외출의 경우 밤 10시 전에 부대로 무조건 복귀시키겠다고 밝혔으며 또 국방부 홍보지원단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연예병사들의 근무 태도 등 활동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 것은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냐는 것이다. 달리 보면, 그 동안은 연예병사의 외출 시에 간부가 동행하지 않았고, 밤 10시가 넘어서 복귀하지 않아도 방치했다는 것이다. 또 연예병사의 활동 내용에 대해 조사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군인은 국방부에 속해 있는 일원이다. 비가 외출할 당시 간부가 동행했다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비가 복무 중에 김태희를 만난 것은 분명 잘못이다. 하지만 그를 통제하지 못한 국방부는 이 사안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을까.
게다가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비의 휴가 일수도 마찬가지다. 국방부에 따르면 비는 홍보지원대원으로 전입한 이후 33일의 휴가를 나갔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33일의 휴가가 일반 사병 평균에 비해서는 조금 많다"고 인정하며 "과거 국정감사 때 (연예사병의) 휴가가 많아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군인이 휴가를 나가기 위해서는 국방부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다. 일반 사병보다 많은 휴가일수 역시 그의 잘못만은 아니다. 비는 정당한 사유에 따라 주어진 휴가를 신청했고, 국방부는 이를 허락했다. 연예사병이 일반사병보다 휴가를 많이 나간 것이 문제라면 그 체계를 만든 국방부의 책임이 더 크다.
결과적으로 세간을 들썩였던 비와 김태희의 열애는 아름답지만은 않은 상황으로 얼룩졌다. 비는 톱여배우 김태희의 사랑을 얻은 대신 대중과 국방부의 도마 위에 올라 홍역을 치르고 있다.
[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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