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반환점을 돈 프로농구 정규시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구도로 흘러왔다. 시즌 전 SK가 선두를 질주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을까. 최근 주춤하지만, 3위 전자랜드의 선전 역시 놀랍다. 반면 KT와 동부의 하위권 추락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SK-모비스-전자랜드의 3강 구도는 쉽게 깨지지 않을 조짐이다. 3위 전자랜드와 4위 KGC의 게임차가 무려 5경기다. 전자랜드가 최근 동부, SK 등에 패배했지만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다. 상위권 범주에 포함된 모비스와 전자랜드조차 선두 SK 공략이 버거워 보인다. 반대로 6강구도는 혼전 양상. SK를 무너뜨리고 우승을 노린다면, 혹은 하위권에서 확실하게 6강에 진입하려면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공교롭게도 SK는 트레이드를 통해 선두 독주를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 깜짝 트레이드가 나올까
프로농구는 확실히 트레이드가 활성화됐다. 올 시즌만 해도 선두 SK가 최하위 KCC에 김효범과 크리스 알렉산더를 보내고 실질적 외국인 1순위 코트니 심스를 받아들여 전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KCC 역시 김효범 부활의 장이 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그 결과 올 시즌 첫 2연승을 달성했다. KCC는 이미 전자랜드에서 이한권을 받아들여 재미를 봤다. 현재 이한권은 부상 재활 중이다.
예전에도 프로농구에선 우승을 위해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는 케이스가 많았다. 2003-2004시즌 KCC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 신인 1순위 지명권과 함께 무스타파 호프를 모비스에 내주는 대신 정상급 센터 레지 바셋을 얻었고, 챔프전 우승에 성공했었다. 물론 훗날 모비스로 넘어간 1순위 신인이 양동근이긴 했다. 1999-2000시즌엔 SK가 KTF와 조상현-현주엽이라는 크리스마스 트레이드를 했고, KCC에 로렌조 홀을 보내고 재키 존스를 받아오며 결국 우승에 골인했었다.
SK가 이미 트레이드로 재미를 본 상황. 모비스와 전자랜드 등 SK 대항마들이 빅딜에 나설 것인지 궁금하다. 모비스는 확실한 득점력을 보유한 외국인선수, 전자랜드는 확실한 높이를 갖춘 외국인선수가 필요하긴 하다. 또 6강 언저리에 있는 삼성, LG, 오리온스, KT, 동부 역시 트레이드를 통해서 전력 보강에 나서도 이상할 게 없다.
▲ 분위기 무르익었는데, 카드는 있을까
전력의 50%라는 프로농구 외국인선수들의 수준이 이렇게 시원치 않았던 시즌이 없었다. 우승, 6강에 혈안이 된 팀들이 어떻게든 부실한 외국인선수의 몫을 메우기 위한 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선수들이 포함된 트레이드만 3건. 용병과 국내 선수가 함께 포함된 대형거래도 1건이 있었다.
1월 말로 예정된 트레이드 마감기간이 다가올수록 깜짝 트레이드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한 정규시즌은 몰라도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승부수를 띄우는 팀이 나오기 마련이다. 시즌 막바지면 단기전 대비 높이 보강을 위해 상위권팀과 하위권팀의 빅딜 가능성이 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최근 상승세 직전 줄리안 센슬리, 리처드 로비 중 1명을 장신 외국인선수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깜짝 빅딜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모 구단 감독은 “우리도 트레이드 문은 활짝 열려있다. 그런데 우리 팀 선수를 누가 데려갈까?”라고 아쉬워했다. 이 팀은 국내 선수들의 경험과 노련미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예년에 비해 최근 대부분 팀 젊은 국내 선수들의 기본기량이 떨어지면서 과감한 트레이드 자체를 망설이게 하는 경향이 있다. 매물 자체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트레이드는 나만 득을 볼 수 없다. 상대의 강점을 우리의 것으로 취하려면, 나의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자신들의 카드 질이 떨어지면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의 가치만 높은 경우 트레이드는 쉽지 않다. 반대로 자신들의 카드 질이 좋아도 상대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없다면 그 역시 난감하다. 과거에 비해 떨어진 경기력 속에 빅딜 효과를 보기가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어쨌든 선두 SK와 최하위 KCC가 트레이드로 재미를 봤다. 이번달에 주전급, 혹은 외국인선수가 포함된 빅딜로 승부수를 거는 팀이 나올까. 역설적으로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빅딜이 터질 경우 그 파급효과는 커지기 마련이다.
[SK로 이적한 심스(위), KCC로 이적한 김효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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