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충무로가 '100억'을 노래 부를 때, 전윤찬 PD는 "예산 20억 이상이 되는 작품은 안 한다"라고 선언했다.
전윤찬 PD는 지난 해 끝자락 영화사 통을 차리고 독립했다. 늦은 나이에 영화계에 발을 들인 그는 "마흔이 되면 꼭 회사를 차려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작년이다"라고 말했다.
전윤찬 PD는 2012년 김기덕 필름에 있으면서 영화 '피에타'(감독 김기덕)로 베니스에서 상을 거머쥐었다. 그에 앞서 '풍산개' 역시도 흥행에 성공, 결코 손해보지 않는 장사를 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광을 뒤에서 묵묵히 지원한 그는 저예산 영화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그만의 성공철학을 들려줬다.
전 PD는 "예산 15억, 20억을 주고서라도 톱스타들 페이 다 주고 찍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적은 예산의 영화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수지타산이 맞다. 충무로 '거품'의 대안이 바로 쏠쏠한 성공을 거두는 저예산 영화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
전윤찬 PD는 "3~40만 관객으로 BEP(손익분기점)를 맞추는 영화들이 나타나 시장이 활성화 돼야지만 (관객들은) 다양한 영화들을 볼 수 있게 된다. 요즘은 케이블 TV 등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도 많아져서 다양한 소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되지않나. 여기서 더 살아나야 하는 것은 모바일 업계인데, 아직은 그쪽은 대규모 영화, 상업영화에만 맞춰져있는 점이 아쉽다"라고도 말했다.
또 그는 "한국에서는 할리우드 기획력과 한국 스태프의 장점이 플러스 돼야 한다"며 "한국의 기획력은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뛰어나다. 할리우드에서도 한국영화 아이템에 주목하기 시작하고 판권을 사간다. 또 감독들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스태프들만큼 영화에 헌신적인 이들이 없다. 여기서 할리우드 식의 분업화 시스템을 안정화 시켜야한다. 그런 식으로 한국식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하는 것이 과제다"라고도 전했다.
회사를 차리고 독립한 전윤찬 PD는 현재 차기작을 준비 중인데, 독립 이전부터 줄곧 "이제는 하고 싶은 영화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리 영화계는 첫 전성기였던 지난 1960년대 부터 할리우드처럼 '상업적 성공'을 목표로 성장해왔다. 유럽처럼 예술영화 혹은 독립영화들이 활로를 찾을 사회적 계기들이 적었던 공간이다. 오늘의 양극화는 이런 역사적인 부분에서도 그 근원을 일부 찾을 수 있는데, 전윤찬 PD의 주장대로 '수지타산'이 맞는 저예산 영화들이 꾸준히 성장할 활로를 찾는다면, '상업적 성공'을 목표로 지나치게 과잉돼있는 영화계에 새로운 대안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걸게 된다.
[전윤찬 PD.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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