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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끝없는 도전과 즐기는 마인드다.
손연재는 연말연시를 차분하게 보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전지훈련에서 새롭게 짠 올 시즌 프로그램의 연마에만 집중했다. 사실 그녀는 13일 출국 전까지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8일 태릉에서 훈련 공개와 인터뷰가 진행됐다. 체조협회 관계자는 “원래 공개를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몇몇 매체에서 요청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규모 취재가 진행됐다”고 했다.
▲ 즐기는 마인드와 긍정적인 자세
손연재는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았다. 리듬체조 대표팀 다른 선수들은 몸을 풀면서 경직된 표정이 역력했다. 김지희 코치는 “저거 보세요, 다른 선수는 굳었는데 연재는 여유있게 하네요”라고 웃었다. 손연재는 진심으로 고된 훈련을 즐기고 있었다. 취재진에게 일일이 환한 얼굴로 인사를 하는 모습에선 여유가 느껴졌다.
손연재는 스트레스가 많을 법도 하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5위 입상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주변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그녀 역시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해서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손연재는 리듬체조를 즐긴다. 세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하고 좀 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후프, 볼, 곤봉, 리본 등 세부 종목 난도를 모두 높이면서 동작 숙지가 어려워졌지만 “기술을 익히는 즐거움이 있다. 더 열심히 하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웃었다.
손연재는 표현 항목이 사라지고 기술, 실시 점수로 이원화된 채점규정에 적응하는 중이다. 실시 점수에 예술 점수가 포함되면서 오히려 표현력이 더 중요해졌다. 손연재는 어려운 난도를 특유의 사랑스러운 표정을 유지하면서 익혀나가고 있다. “러시아에서 고된 훈련이 시작되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했다. 즐기는 마인드와 긍정적인 자세.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 연재 스타일, FIG 독창성 기술 등재 쾌거 이룩할까
김지희 코치는 이날 깜짝 발언을 했다. “연재가 독창성 기술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1인자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러시아)의 은퇴로 춘추전국시대가 된 세계 리듬체조. 2인자들의 정상 도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손연재도 뒤질 수 없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손연재만의 독창성 기술을 등재해 같은 연기를 소화해도 다른 선수는 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없지만 손연재는 보너스 점수를 받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한다.
우선 곤봉의 경우 수구를 던졌다가 발로 받는 것에서 업그레이드가 된 기술인데, 발로 받을 때 앞이 아닌 뒤로 받는 걸 뜻한다. 볼의 경우 공을 던진 뒤 허리를 뒤로 제친 다음 두 팔도 뒤로 넘겨서 공을 받고 허리를 꺾으면서 다음 동작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걸 뜻한다. 이 기술에 다한 설명을 오는 8월 세계선수권 2달여전 영어와 불어로 세계체조연맹(FIG)에 보낸 뒤 심사를 거치고 손연재가 세계선수권대회서 성공하면 추후 세계체조연맹에 기술 이름과 난도를 부여 받는다.
손연재는 “실제로 등재가 될지 안 될지 모른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하지만 “기술 등재가 된다면 자신감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질 것 같다”고 웃었다. 어쨌든 손연재는 2월 28일부터 3월 4일까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대회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험한다. 그때 독창성 기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채점 규정이 변화하면서 표현력이 중요해졌고, 난도 높은 연기를 소화하지 못하면 안 된다. 손연재는 안주보다는 도전을 선택했다. FIG에 자신의 독창성 기술을 등재할 경우 세계 최정상권으로 가는 길도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지금의 그 즐기는 마인드라면 못할 게 없다. 손연재의 팬들은 올 시즌에도 그녀의 귀엽고 깜찍한 연기에 반할 준비가 돼 있다.
[환하게 웃는 손연재(위), 후프 연습에 집중하는 손연재(아래).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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