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근 8경기서 7승이다. 확실히 달라졌다.
원주 동부가 뒤늦게나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동부는 8일 전주 KCC에 승리하며 4연승이 끊긴 뒤 또다시 3연승을 내달렸다. 동부는 최근 8경기서 7승 1패의 호성적이다. 12승 18패로 공동 5위 부산 KT와 창원 LG에 불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최근 경기력 자체가 무척 좋아졌다. 얽히고 설켰던 실타래가 풀려가고 있다.
통상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들어가려면 5할 승률을 해야 한다는 게 정설이지만 올 시즌엔 3강 서울 SK, 울산 모비스, 인천 전자랜드가 +10승 이상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어 4위 안양 KGC인삼공사부터 모두 5할 승률이 되지 않는다. 순위표 아래에서 추격 중인 동부에는 호재다. 동부의 상승세로 중위권이 혼전양상에 빠져들었다. 지금 기세로 봐선 순위 판도 태풍의 핵이 될 기세다.
▲ 최후의 선택으로 식스맨들 기용, 반전 씨앗 됐다
보통 감독들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주전들을 빼고 식스맨들을 집어넣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주전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식스맨들의 잠재력 폭발을 기대하는 것이다. 동부도 그랬다. 끝없이 방황하다 김봉수, 최윤호, 김영수, 이동건 등을 기용하면서 흐름 반전에 성공했다. 이들이 경기 초반 스타팅 멤버로 들어가서 의외로 제몫을 해주면서 김주성, 이승준, 박지현 등 30대 중반들의 체력 세이브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강동희 감독은 일전에 “시즌 초반부터 타이트한 경기를 하다 보니까 주전들을 빼줄 여유가 없었다. 체력이 걱정된다”고 했다. KCC전서도 동부는 경기 초반 최윤호의 득점과 김봉수의 건실한 수비력으로 흐름을 장악한 게 컸다. 또 기존 주전들도 출전 시간이 조금이나마 줄어들면서 더욱 폭발적인 공격을 펼치고 있다. 강 감독은 당분간 이런 선수기용을 이어갈 전망이다.
▲ 이승준·김주성·샌슬리의 새로운 트리플 포스트
동부의 중심은 여전히 골밑이다. 시즌 초반부터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던 이승준과 김주성이 드디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김주성은 노쇠화 논란을 딛고 최근 오히려 부드럽고 재빠른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득점을 떠나서 리바운드와 수비에 적극적이다. 이러면서 이승준이 공격에 좀 더 치중하고 있다. 삼성시절처럼 마음 푹 놓고 자유롭게 움직인다. 특유의 창의적이고 화려한 공격이 살아나고 있다. 이승준의 수비 몫은 김봉수나 센슬리 등이 적절히 커버해주고 있다.
줄리안 센슬리의 역할도 크다. 사실 이승준과 김주성이 지난해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 트리플 포스트 위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더욱 그렇다. 이런 역할을 센슬리와 로비가 적절히 보완해주고 있다. 센슬리는 내, 외곽 공격에 두루 능한 포워드이지만 202cm의 장신이다. 센슬리가 적극적으로 골밑 수비에 가담하면서 공격에선 수비수를 붙이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승준의 공격이 배가되는 모양새다.
▲ 강동희 감독, 센슬리-로비 조합 무너뜨릴까
강 감독은 구랍 23일 KCC전을 마치고 외국인선수 트레이드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날 팀이 4연승을 시작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지현-김주성-이승준-이광재-센슬리의 베스트5에 로비가 적절히 주전급 식스맨으로 활용되면서 점점 더 팀이 강해지고 있다. 로비 역시 196cm의 가드로서 박지현 대신 볼을 운반할 수도 있고, 돌파와 외곽슛에 두루 능하다. 이승준과 센슬리, 이광재 등의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로비가 공격을 풀어주곤 한다.
또 이들 조합은 공격에서 높이와 속공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비력에선 지난 시즌에 비해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팀이 상승 궤도에 올라있는 시점에서 실제로 센슬리 혹은 로비의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포스트시즌을 생각한다면 좀 더 확실하게 높이를 다지는 의미에서 깜짝 트레이드가 나올 가능성은 남아있다. 최근 7승 상대는 KCC-LG-전자랜드-삼성-오리온스-KT-KCC였다. 전자랜드 정도를 제외하면 최근 흐름이 좋지 않거나 중, 하위권 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특히 전자랜드엔 신승했고 4연승 이후 모비스엔 다 이긴 경기를 내줬다. 상위권 팀을 잡을 좀 더 확실한 무기가 필요하긴 하다. 지금 동부의 높이는 내부 환경 특성상 수비에서 2% 부족한 면이 있다. 향후 동부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환호하는 동부 선수들(위), 드리블 하는 박지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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