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냉정한 프로 세계를 다시 한 번 느끼는 이번 겨울이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 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경완(41)이 소속팀 SK 와이번스와 연봉 재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5억원에서 40% 삭감된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에 앞서 송지만(40)은 넥센 히어로즈와 68% 삭감된 8000만원에 재계약한 바 있다.
박경완은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년간 1군 무대에 18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부상. 박경완은 고질병이 된 아킬레스건 부상에 이은 수술로 인해 오랜 기간 재활에 매달렸다. 박경완은 2012시즌 초중반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며 주로 2군에 머물렀다. 때문에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다른 팀으로의 이적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출장수 감소는 자연스레 연봉 삭감으로 이어졌다. 다른 선수들에게 3억원이라는 금액은 꿈의 숫자일 수도 있지만 박경완으로서는 40% 삭감이라는 숫자와 겹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송지만 역시 다르지 않다. 송지만은 지난 시즌 연봉 2억 5000만원에서 1억 7000만원 삭감된 8000만원에 재계약했다. 넥센 선수단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정반대였다. 넥센은 통 큰 베팅 속에 속전속결로 협상을 마쳤다. 박병호, 서건창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액수를 제시 받으며 기분 좋게 계약을 끝냈다. 선수단 평균 연봉이 15.6% 오른 상황에서 더욱 큰 박탈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송지만의 발목을 잡은 것 역시 부상이었다. 송지만은 지난 시즌 개막 2연전 도중 상대 투수 이혜천의 투구에 발목을 맞아 실금이 갔다. 이후 복귀를 노렸지만 퓨처스 리그 경기 도중 또 다시 부상을 입으며 오랜 기간 공백을 가졌다. 결국 남은 것은 14경기 출장 타율 .175 0홈런 4타점이라는 초라한 기록이었다. 2000경기 출장도 미뤄졌다.
박경완과 송지만은 프로야구 각종 통산 타격기록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또한 40살이 넘은 나이에도 철저한 몸 관리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박경완과 송지만이 이번 차가운 겨울을 절치부심 기회로 삼아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SK 박경완(왼쪽)과 넥센 송지만.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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