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운명의 2일이다.
KT와 부영에 운명의 이틀이 시작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0일 전문평가단으로 구성된 10구단 선정위원회가 지난 7일 제출받은 10구단 창단 계획서를 평가하고, 오후에 양측의 프리젠테이션까지 평가하게 된다. KBO는 심사숙고를 한 뒤 11일 곧바로 10구단 사업자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변이 없는 한 10구단의 주인공이 11일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KBO의 철통 같은 보안과 중립성 유지 의지가 대단하다. KBO는 이날 오전 8시가 돼서야 KT와 부영에 최종 프리젠테이션 장소를 공개했다. 불필요한 로비를 막고 구설수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다. 마찬가지 논리로 전문평가단 면면도 아직 공개하지 않았고, 10구단이 결정된 뒤 곧바로 채점 방식, 채점된 점수와 함께 공개할 계획이다. 그렇게 해야 팬들에게 믿음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KBO가 이렇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건 이유가 있다. 그동안 KT와 부영의 10구단 유치전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지난해 말 18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에 버금가는 네거티브 공방전이 펼쳐졌다. 부영은 연일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리며 자신들이 10구단 사업자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KT도 뒤지지 않고 막판 KT 스포츠단 선수들의 사인회 개최와 적극적인 홍보로 맞받아쳤다. 과거 9구단 유치 과정에서 양자의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10구단 유치 전략에 의문을 가하면서 유치전 자체가 혼탁, 과열 양상을 보였다. 10구단 유치전서 패배하는 쪽은 사실상 이룰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승자독식주의와도 같은 상황에서 당연한 듯 보인다. 하지만 어차피 10구단 유치전이 종료된 뒤 장기적인 관점에선 야구 발전을 위해 무엇이든 함께 뜻을 맞춰야 하는 파트너이기도 하다. 지금같이 서로 얼굴을 붉히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양측 모두 KBO에 결과에 무조건 깨끗하게 승복한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KBO도 전문평가단 구성에 만전을 기한만큼 투명하게 결정을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서 재기되는 정치권의 외압도 일축했다. 유치전은 이상 과열 양상을 보였지만, 결론 도출과 결과 승복만은 깨끗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10구단 사업자가 11일에 결정될 경우 본격적으로 10구단은 창단 작업에 속도를 낸다. 초대 감독부터 시작해서 선수단 구성 방안을 KBO와 논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시 한번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존구단의 양보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순조롭게 창단 절차를 밟는다면 올 8월로 예정된 2014 신인드래프트와 올 가을 2차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수급하고, NC처럼 20인 보호 선수 외 1명씩을 받아올 수도 있다.
어쨌든 더 이상 10구단 선정 작업에 후폭풍이 생기면 안 된다. KBO는 최대한 기밀과 투명성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KT와 부영도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 뒤 10구단 사업자가 결정되면 네거티브를 멈추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 KT와 부영에 운명의 이틀이 시작됐다.
[KT-부영 10구단 유치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전북-부영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