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프로야구 10구단의 주인공이 사실상 결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이사회를 개최한 뒤 "평가위원회가 KT에 좋은 점수를 줬다. 총회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긴 하지만 KBO는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있는 그대로 총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10구단 승인을 확정 지은 KT가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날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분석센터의 박재현 교수팀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경쟁을 분석하고 이 결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팀은 "팽팽하던 싸움은 결국 자본력에서 갈렸다. KT와 수원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자금과 시장의 힘이라고 분석된다"고 총평했다.
다음은 박 교수팀의 KT-수원의 승인 분석이다.
국내 최대 통신회사로 재계순위 11위인 KT는 총 자산 32조원, 연매출 28조원의 공룡기업이다.
부영은 재계순위 30위(민간기업 19위)로 결코 작은 기업은 아니지만 총 자산 12조5400억원, 연 매출 5100억여원으로 KT에 비하면 열세에 있다.
시장의 차이도 승패를 갈랐다. 1군 메인 경기장인 전주시의 인구는 65만명, 수원은 115만명으로 차이가 난다. 더구나 광역지자체를 보면 전북은 200만, 경기는 1천200만명에 달하는 등 큰 차이를 보인다.
KT는 야구발전 기금을 200억원 출연하겠다고 제시했다. 부영그룹이 써낸 80억원보다 120억원이나 많은 액수이며 비교적 최근 구단주로 선정된 넥센의 20억원 야구발전기금보다 10배나 많은 액수를 썼다. 이 액수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KT-수원의 두 번째 승부수는 돔 구장 건설이었다. 수원시는 2020년께 서수원권 33만㎡ 부지에 5000억 가량을 투입, 4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100억원을 써낸 전북의 4개 지자체 연합군의 야구장 건립비를 4배나 능가하는 큰 규모를 제시한 것이다.
세 번째 승부수는 독립리그 선수권 대회 개최 계획이다. 경기도는 인구 40만명 이상의 시와 해당지역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공동신청을 받아 실업야구단 6곳을 창단해 2015년부터 독립리그 선수권 대회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야구단은 40여명의 선수단과 10명의 코치진 등 50명 안팎으로 구성돼 연간 운영비만 팀당 30억원에 이르며 구단별로 3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갖춰야 경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40만명 이상의 시가 전주 한곳에 불과하고 중견기업이 많지 않은 전북이 제시하지 못할 약속을 수원 경기가 막강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제시한 차별화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과 인구의 열세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영과 전북은 놀라운 선전을 펼쳤다. 프로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프로야구에서 규모가 큰 기업이 구단주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당연한 귀결이 예상되었지만 최선을 다해 선전을 한 부영-전북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고, 자신의 강점인 자본력과 시장을 극대화해 최종승리를 움켜쥔 KT-수원에 찬사를 보낸다.
[수원-KT 관계자들이 KBO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는 모습. 사진 = KT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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