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더스에 회심의 카드는 있나.
KBO(한국야구위원회)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KT가 10구단 사업자로 사실상 확정됐고 이번주에 열릴 구단주 총회에서 승인을 얻는 것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사는 국내 유일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 모아진다. 원더스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정식가입 및 100경기 이상 편성을 원한다.
원더스는 2010년 창단 논의 때부터 KBO가 그렇게 하자고 했으며, 관련 문서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반면 KBO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지난달 21일 원더스에 올 시즌에도 48경기만 치르라고 공문을 보냈다. 이에 원더스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KBO의 시정을 촉구했다. 다만, 원더스는 최근 KBO가 10구단 창단 문제로 바빴다는 사실을 감안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하송 단장은 이 사안에 대해 침묵 중인 김성근 감독 역시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는 사이 지난 8일 투수들이 일본 고치로 스프링캠프를 떠났으며 15일엔 야수들과 김성근 감독도 건너갈 예정이다. 트레이닝 파트를 강화하는 등 지난해보다 오히려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있다. 이 문제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독립야구단 운영을 똑 부러지게 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KT가 10구단 사업자로 결론이 나면 어떤 방식으로든 원더스가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KBO에 추가로 공문을 보낼 수도 있고, KBO 관계자와 직접 접촉을 시도할 수도 있다. 원더스는 할 수 있을 만큼 노력을 해보고 정 말이 안 통하면 그때 48경기 편성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 원더스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인지가 관심사다.
원더스의 요구는 억지가 아니다. 하 단장은 48경기를 해보니 기량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고 했고, 대학팀들과 평가전을 잡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프로 2군 팀과 풀타임을 치를 정도로 선수수급도 늘렸다. 군팀인 상무와 경찰청도 100경기를 넘게 치르는데 어째서 자신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되냐는 항변이다.
그러나 KBO는 완강한 입장이다. 원더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독립야구단이 기존 KBO 회원사들과 동등하게 게임을 소화할 경우 퓨처스리그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것을 우려한다. 또 냉정하게 봤을 때 KBO 회원사도 아닌 원더스의 요구를 굳이 받아들이면서 끌려 다니는 인상을 심어줄 필요는 없다. KBO는 이미 원더스를 충분하게 배려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더스가 야구계가 모두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의 관심을 끌고 쟁점화를 시키기 위해선 확실한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단 원더스는 구단 존립을 운운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상황. 김성근 감독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 이상의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선 KBO를 설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제안 및 약속도 필요해 보인다.
원더스는 야구발전을 위한 진정성 하나로 창단 1년을 보냈다. 10구단 관련 야구계 정국이 조용해지면서 이번에도 그 진정성을 KBO에 보여주려고 한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일정은 2월 중으론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더스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안타깝게도 시간은 원더스의 편이 아니다.
[고양 원더스 허민 구단주(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