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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제 안심이 되네요.”
14일 오후 인천공항. 국제선 출국장 입구에 박태환의 모습이 보이자 소녀팬들이 “와”하면서 달려갔고, 여기저기서 플래시 세례가 터졌다. 이를 바라보던 중년의 남성은 은근히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 씨. 박 씨는 박태환이 한국수영의 영웅으로 떠오르는 데 뒤에서 알게 모르게 힘을 보탠 사람이다. 그의 영광, 좌절을 모두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박인호 씨에게 런던올림픽 이후 아들의 모습은 또 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있었다. 박태환은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를 따며 여전히 세계적인 수영 강자라는 게 확인됐지만, 한편으로 세계 정상을 지키는 게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지난해 9월엔 후원사 SK텔레콤과의 계약이 끝나면서 또 한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그 와중에 기초군사훈련도 받으며 남자가 됐다.
박인호 씨는 “사실 태환이가 후원사 계약이 끝난 뒤 힘들어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동안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챙겨주던 동반자가 없어지니 허전했던 모양. 그러나 이 역시 박태환이 이겨내야 할 몫이었다. 박 씨는 “그래도 스스로 알아서 차분해지더라. 운동선수는 운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젠 본인이 스케줄도 알아서 짜고 이것저것 노력을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박 씨는 그저 아들이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하길 바란다. “이제 태환이 인기가 떨어졌나 봐요. 후원사가 잘 안 구해지네요”라고 농담을 건넨 박 씨는 이내 최근 새로 꾸린 전담팀의 수장인 박태근 코치를 언급하며 “방글라데시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젊은 코치를 찾고 있었는데, 태환이와 잘 맞을 것 같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박 씨는 한편으로 국내 훈련 환경이 미미한 사실을 거론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에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면 학교를 다니기가 힘들다”라고 했다. 박태환은 현재 단국대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상황. 국내에서 완벽하게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공부도 어설프게 할 바에야 차라리 시간을 빼서 해외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박 씨는 이날 약 6주 일정으로 출국한 아들에 대한 믿음이 대단했다. “홀로서기가 힘겹겠지만, 어차피 훈련을 안 할 순 없다.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믿는다. 본인도 요즘 많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 운동선수는 운동으로 말해야 한다. 이젠 안심이 된다”라고 웃었다. 아들에 대한 변함 없는 부정을 드러낸 박 씨는 이날 박태환과 함께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했다. 그러나 박태환과는 달리 호주 전지훈련 중간에 먼저 귀국할 예정이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 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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