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파이의 전쟁이 시작된다.
KT가 17일 구단주 총회에서 10구단으로 승인이 될 전망이다. KT는 곧 단장, 감독 선임을 시작으로 프런트-코칭스태프 조각에 들어간다. 그 이후엔 본격적으로 선수수급에 돌입한다. 8월 예정인 2014 신인드래프트와 11월로 예정된 2차드래프트에서 대거 선수를 뽑은 뒤 내년에 퓨처스리그에 데뷔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NC와 비슷한 절차를 밟는 것인데, 좀 달라지는 부분도 있다.
▲ 부활하는 1차지명이 KT에 미치는 영향은
야구규약에 따르면 신생팀은 창단 2년간 신인선수 2명 우선지명, 2라운드 종료 후 특별지명, 기존구단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지명 등으로 선수를 지원받는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NC도 이런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KT의 경우엔 좀 다르다. 지난해 실행위원회에서 1차 지명을 부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KT가 우선지명 2명을 기존 구단들의 1차지명 이후에 할 것인지, 아니면 1차지명 이전에 가장 먼저 할 것인지에 대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 또한 1차지명 행사의 범위도 결정된 게 없다. 현재 프로야구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연고제인데, 전면드래프트 제도에선 연고지 개념이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KT로선 이런 부분들에 대한 명확한 유권해석이 나와야 선수수급 전략을 짤 수가 있다. 일단 좀 더 지켜볼 일이다.
▲ KT, NC만큼 선수수급 혜택 크지 않을 가능성
기존 8개구단들은 이미 최근 몇 년간 선수 수급에서 희생을 했다. NC에 지난 2년간 각종 방법으로 선수 지원을 해줬고, 외국인선수 쿼터에서도 불리함을 감수하기로 했다. 겨우 NC의 선수지원이 끝난 상황에서 이젠 KT 차례다. KT도 결국 기존 9개 구단에서 선수를 지원받아야 한다. 기존 구단들로선 어쩔 수 없는 희생이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KT라고 해서 NC만큼 혜택을 본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NC가 2차드래프트, 20인 보호선수 외 1인 지명권 등을 행사하면서 기존 구단들이 소위 말하는 ‘내가 하자니 모자라고, 남 주자니 아까운’ 1.5군급 선수들과 유망주들을 싹쓸이 해갔다고 보면 된다. 올 시즌 2군에서 갑작스럽게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없다면 KT가 오는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선발할 선수의 질은 예상 외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기존구단들이 양보를 하는 만큼 KT도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 지도자·선수들 함께 뛰자
결국 파이의 전쟁이다. 기존 8개의 파이에서 쓸만한 파이 하나를 더 만들기 위해 내 파이 일부를 조금씩 내줘서 겨우 9개의 조각을 만들었는데, 10개의 파이를 만들려고 또 다시 파이를 떼어주려다 내 멀쩡한 파이의 근간마저 흔들릴 수 있다. 9~10구단의 연이은 리그 진입으로 단기적으로는 리그 하향평준화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선순환 구조로 바뀌어 질적 향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의 준비와 노력이 중요하다.
선수 수급에서 희생을 감수하면서 유망주 보강에 어려움을 겪을 기존 팀들과, 쓸만한 선수 지원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 KT 모두 결국 내부적으로 채찍질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야구인 모두 노력을 해야 한다. 지도자는 더 사명감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해야 하고, 선수들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야구를 해야 리그의 수준이 높아지고 팬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라고 했다.
KT발 파이의 전쟁이 곧 본격화된다. 이 소용돌이를 잘 헤쳐나가는 선수들과 지도자들만이 약육강식의 프로야구 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KT 10구단 유치 위원회 활동. 사진 = KT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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