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수비가 약해졌다느니 SK가 해볼 만 하다느니 그런 게 엄청 스트레스가 돼요.”
서울 SK 문경은 감독은 정식 사령탑 1년차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 경험이 있지만, 아직 초보 지도자다. 시즌 중반이 넘어선 지금 문 감독은 정말 잘 하고 있다. 농구인들은 문 감독의 시즌 운영능력이 보통이 아니라고 입을 모아 칭찬이다. 시즌 전 중,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됐던 SK는 16일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 전 25승 6패로 단독선두 질주다.
SK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페이스가 좋을 때도 있고, 좀 덜 좋을 때도 있다. 확실히 이날 전까지 최근 몇 경기서 SK의 경기력은 한창 좋을 때만 못했다. 구랍 30일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지난주 모비스와의 홈경기까지. 10연승을 달성했지만, 확실히 SK 특유의 3-2 드롭존은 공략을 당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KGC에 연승 행진이 끊겼다. SK는 이에 코트니 심스를 앞세워 맨투맨 수비를 시도하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SK가 오리온스, 모비스에 내용 상으로 다 진 경기를 이기자 “SK도 해볼만 하다. SK 수비가 공략하지 못할 건 아니다”라는 식의 기사들이 나왔다. 문 감독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문 감독은 “요즘 그런 말이 많아서 스트레스다”라고 웃으면서 “작년 동부 드롭 존도 공략을 당할 때가 있었다. 100% 완벽한 수비가 어디있나. 그럼 100-0이다”라고 했다.
문 감독은 “지난번 오리온스전도 내용상으론 완패다. 하지만, 마지막에 11점을 따라갔고 연장전서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 모비스전도 마찬가지다. 이기면 덮어지는 것이다”라며 “어떻게 하면 어렵게 슛을 내주고 속공 농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문 감독은 “절대로 현혹되면 안 된다”라고 자신을 다스렸다.
오히려 문 감독은 KGC에 의해 11연승이 좌절된 뒤 선수단 분위기가 다운되자 되레 본인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한다. “야단은 시즌 전에만 치려고 한다. 시즌 중에는 최대한 격려를 해주려고 한다. 내가 분위기를 바꿔준다”라고 웃었다. 이어 “드롭 존과 속공이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데도 선수들이 당최 힘들다는 소리를 안 한다. 다 뛰겠다고 한다. 선수층이 두꺼워서 그런가 보다”라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SK가 난공불락이 아니라는 게 경기내용을 통해서 확인됐지만, 어쨌든 SK가 달라진 건 확실하다. 문 감독의 말에서 보듯, 팀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패배의식과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TD) 의식을 털어낸 것만으로도 SK의 올 시즌은 충분히 성공적이다. 문 감독의 최근 스트레스는, SK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가기 위한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문 감독 본인도 지금의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더 좋은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다. SK는 이날 오리온스를 꺾고 다시 상승세를 탈 준비를 마쳤다.
[문경은 감독. 사진 = 고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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