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통분모는 난 자리 메우기다.
9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본격 개막됐다. NC가 가장 먼저 미국 애리조나에 여장을 풀었고, 늦어도 20일엔 나머지 구단들이 일본 혹은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3월 초까지 약 1개월 반 정도 해외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병행한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는 여느 때와는 달리 결정적인 변수가 있다. 2월 12일 WBC 대표팀 소집훈련이 시작되면 각 구단 대표 선수가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
▲ 달라진 스프링캠프 풍경
예전엔 각 구단이 최대한 많은 인원을 해외 스프링캠프에 데려갔다. 최대한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서다. 이젠 아니다. 최근엔 각 구단 별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아예 비행기 티켓을 주지 않는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훈련 강도가 세졌기 때문에 몸 관리가 돼 있지 않으면 안 데려간다”고 전했다.
SK와 LG의 경우 시무식 이후 실시한 구단 자체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한 박경완, 최영필, 우규민, 이동현 등이 선수단과 함께 출국하지 못하게 됐다. 부상자들 역시 데려가지 않는다. 현지에서 재활을 하면 훈련 분위기만 어수선해진다는 게 감독들의 생각이다. 또한 구단들이 철저하게 연봉 고과에 따라 선수들의 연봉을 책정하면서 연봉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은 선수들 역시 해외에 데려가지 않는다. 몰론 추후 테스트 통과 및 연봉계약 직후 스프링캠프 합류를 허용한다.
이런 이유들로 각 구단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하는 선수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예전처럼 주전들은 느긋하게 몸 만들기에만 집중하고 1.5군급 선수들만 바쁜 마음으로 훈련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선수단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들어가 있다. 감독들은 무한경쟁만이 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라고 본다. 변화한 스프링캠프의 화두는 ‘난 자리’다.
▲ 어느 팀 어느 곳에 난 자리 있나
WBC 대표팀이 2월 중순 소집되면 대표 선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물론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대표팀 멤버들이 결국 주전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선 대표팀 선수가 빠졌을 때 눈에 들어온 선수들을 시즌 들어서도 차선책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 선수가 빠지는 게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겐 기회가 되는 것이다. 2월 중순 이후 각 구단의 실전연습경기가 불꽃 튈 것이란 야구계 관계자의 말도 들린다.
디펜딩챔피언 삼성에 난 자리가 많다. 안지만과 권오준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및 팔꿈치 통증 여파로 시즌 초반 합류가 쉽지 않다. WBC 대표팀으로 빠져나가는 선수도 6명이다. 롯데도 김주찬과 홍성흔이 빠진 자리를 내부 경쟁으로 메워야 한다. SK도 정우람의 공백에 따른 불펜 보강과 부상을 입은 김강민의 확실한 백업을 마련해둬야 한다. 두산도 2루와 프록터가 빠져나간 불펜과 마무리 경쟁이 심화될 조짐이다. KIA도 마무리와 불펜 쪽에서 무한경쟁이다.
한편, 선수층이 얇고 전력이 비교적 약한 한화, NC는 거의 대부분 포지션이 난 자리라고 보면 된다. 최근 중, 하위권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넥센과 LG도 지난해 주전들이 올 시즌에도 주전이라는 보장은 없다. 유독 커 보이는 이번 스프링캠프 난 자리.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스프링캠프 성패는 물론 시즌 농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프링캠프 훈련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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