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희정이 800경기 출전에 성공했다.
서울 SK 주희정(36)이 20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서 800경기 출전에 성공했다. KBL 역대 최초 대기록이다. 고려대를 중퇴하고 1997~1998시즌 원주 TG삼보에서 데뷔한 주희정은 이후 서울 삼성, 안양 KT&G를 거쳐 2009~2010시즌을 앞두고 김태술과 트레이드 돼 서울 SK에 입단했다. 하향세 논란에 시달렸으나 SK서 지난 세 시즌 동안 전 경기에 출전했고, 올 시즌에도 SK가 치른 3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 진정한 KBL판 철인
21일 현재 KBL 통산 최다 출전 순위를 살펴보면 주희정 다음으로 가장 경기에 많이 나선 선수는 현 전주 KCC 코치 추승균으로 738경기였다. 현역 2위는 부산 KT 서장훈의 675경기다. 그와 같은 해 데뷔한 추승균은 15시즌을 마치고 은퇴했으며, 서장훈 역시 15시즌째인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할 예정이다. 반면 주희정은 현재 16시즌째를 소화하고 있다. 그동안 결장한 경기는 단 8경기였다. 지금도 6시즌 연속 개근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이후 주전포인트가드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주희정은 올 시즌 김선형에게 포인트가드 자리를 내주고 백업 포인트가드가 됐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출장시간이 15분 5초로 뚝 떨어졌지만 커리어 전체로는 여전히 34분 44초다. 그가 철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부상이 잦은 농구선수의 특성상 큰 부상 없이 16시즌째를 풀타임 가깝게 소화하고 있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주희정은 현재 통산 9.8점 3.9리바운드 6.2어시스트 1.7스틸을 기록 중이다. 어시스트에서 7.5개의 김승현(서울 삼성)에 이어 2위지만 통산개수로는 4942개로 단연 1위다. 올 시즌 내로 5000개 돌파에 도전한다. 리바운드도 39위이고, 통산개수로는 3090개로 서장훈과 김주성(원주 동부)에 이어 3위다. 스틸도 김승현과 김태술(안양 KGC인삼공사)에 이어 3위지만 통산개수로는 1373개로 단연 1위다. 키는 크지 않지만 탁월한 위치선정능력과 패스의 길목을 잘 파악하는 편이다.
▲ 문경은 감독, 다시 그를 주목한다
주희정은 문경은 감독의 시즌 초반 6강행 구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시즌 중반이 넘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SK는 현재 27승 7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력은 들쭉날쭉하다. 문 감독은 주희정을 긴급 호출했다. 김선형의 체력 안배와 전술적인 선택을 이유로 활용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1월에 치른 8경기 중 2경기서 20분 넘게 출전했다.
문 감독은 “주희정이 가운데에 패스를 넣어주는 능력이 낫다”라고 했다. 김선형은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닌 듀얼가드에 가깝다. SK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통합우승을 위해 전주 KCC에서 트레이드 된 코트니 심스를 활용한 공격 루트를 실험하고 있는데 여기에 주희정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상대의 지역방어를 뚫는데도 패싱센스가 좋은 주희정이 활용되는 게 낫다.
수비에서도 주희정은 귀중한 옵션이다. 최근 SK 3-2 드롭 존을 다른 팀이 곧잘 공략하고 있다. 꼭지점에 섰던 에런 헤인즈가 체력 안배를 위해 뒷선에 배치되고 있고, 힘이 좋은 박상오가 앞선에 서는 경우가 많지만 점차 공략이 되자 문 감독은 주희정을 꼭지점에 배치하는 전술을 적극 활용 중이다. 예전보단 아니지만 여전히 발이 빨라 수비 범위가 넓고, 수비에서 공세 시 곧바로 속공 가담이 가능하다. 본인도 “KT&G 시절 드롭 존을 많이 경험해봐서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문 감독은 시즌 초반 6강 목표에서 이젠 통합 우승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반드시 주희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KBL 역사를 봐도 공수를 갖춘 확실한 베테랑 가드가 있는 팀이 최후에 웃었다. 젊은 팀으로 거듭난 SK에 주희정의 존재가 크다. 800경기 출장과 함께 KBL 철인으로서의 면모가 재조명되고 있다.
[주희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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