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손민한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박재홍의 은퇴기자회견이 열렸던 25일. 야구팬들은 박재홍의 눈물에 놀랐고, 이 남자의 등장에 더 놀랐다. 선수협의회 6~7대 회장의 극적인 만남이었다. 박재홍은 후배 손민한의 사과문 발송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했어도 직접 손민한에게 사과할 자리를 만들어주는 자비를 베풀었다. 그렇게 손민한은 각 언론사 사진기자들의 셔터 속에서 야구 팬들에게 고개를 90도로 푹 숙였다.
▲ 손민한, 법적인 족쇄는 풀렸는데…
손민한은 2007년에 선수협의회 제 6대 회장을 맡았으나 당시 권시형 사무총장의 배임수재 및 횡령 혐의를 옳게 감시하지 못했다. 이후 법적인 혐의를 벗어나긴 했으나 결국 불명예스럽게 선수협의회를 떠났고, 2011년엔 롯데로부터 방출을 당했다. 이후 선수협의회는 그를 고소했다가 취하를 하기도 했다.
손민한은 이후 NC에서 재기를 모색했으나 여론이 매우 따갑다. 최근엔 서면으로 프로야구 9개구단 선수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했음에도 여전히 선수들과 각 구단 관계자들의 마음은 냉랭하기만 하다. 최근 한 야구인은 “손민한이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 같다. 박재홍 은퇴기자회견에서 고개도 숙였지 않는가”라면서도 “중요한 건 선수들과 야구 팬들의 마음이다. 큰 잘못을 한 것인데 사과를 했다고 해서 바로 덮고 넘어갈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손민한이 좀 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뒤 복귀를 추진해도 해야 한다는 게 야구계의 여론이다. 롯데에서 방출된 뒤 확실한 사과 없이 NC 입단을 추진했던 점, 직접 구단들을 돌며 용서를 구한 게 아니라 서면 사과문을 발송한 점은 다른 선수들과 팬들이 보기에 순서와 도리에 맞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이 부분은 손민한이 키를 쥐고 있다.
▲ 희귀한 케이스,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선례가 된다
예전에도 각 구단 소속 선수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케이스는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손민한처럼 무적 신분인 야구인이 물의를 일으킨 뒤 야구계 제도권 내로 복귀를 하려는 케이스는 처음이다. 엄밀히 말해서 KBO와 선수협의회 소속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KBO가 손민한에게 KBO룰에 맞는 페널티를 내리긴 힘들다.
따라서 이 문제는 실제 복귀를 추진하는 손민한을 받아들이는 구단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제까지 손민한과 실제로 접촉한 구단은 NC뿐이었다. 그러나 NC도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고, 통합창원시의 새 야구장 부지선정문제로 골머리가 아픈 상황에서 먼저 손민한에게 나서는 것도 상당히 난처하다.
이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야구계에 선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NC뿐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주목하고 있다. 프로야구 제도권 바깥에서 물의를 일으킨 야구인이 다시 선수 혹은 지도자로 야구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할 때 하나의 선례가 된다는 점이다. 여론이 여전히 손민한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어쩌면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손민한이 좀 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이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이유다.
[고개를 푹 숙인 손민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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