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일본 프로야구에서의 거포 대결이 WBC에서도 이어진다.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는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다. 2009년 2회 대회에 이은 두 차례 연속 출전이며 한국 대표팀 선수 중에는 유일한 해외파이기도 하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거포로 이름을 떨친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데뷔 첫 해였던 지난 시즌에도 변함없는 모습을 선보였다. 빈약한 팀 타선 속에서도 91타점을 기록,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올랐으며 홈런 역시 24개로 리그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대호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한 한국 대표팀에서 타선 중심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대호가 국내 리그에서 뛰다가 WBC에서 참가했다면 홈런왕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는 동료로 변했을테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대호와 거포 자존심을 놓고 경쟁했던 선수들이 일본은 물론이고 네덜란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WBC에 참가한다.
일본과는 2라운드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1라운드에서부터 낯익은 선수와 만난다.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야쿠르트 스왈로즈)이 주인공. 발렌티엔은 네덜란드령 앤틸리스 제도 퀴라소 출신으로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 중심 타선 한 축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대표팀은 3월 5일 대만 타이중에서 네덜란드와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발렌티엔은 최근 2시즌 연속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오른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중 한 명이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리그를 통틀어 유일하게 30홈런 고지(31홈런)에 올랐다.
이대호와는 리그가 달라 직접적인 거포 대결이 많이 펼쳐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양대 리그 선수들이 모두 모이는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는 맞대결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 올스타전 1차전 홈런 더비에서 이대호는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꺾고, 발렌티엔은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라이온즈)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과는 7아웃제에서 이대호의 6-0 완승.
대표팀이 2라운드에 진출하면 일본 대표팀과의 만남이 확실시 된다. 2라운드에서는 아베와의 대결이 흥미롭다. 아베는 지난 시즌 타율 .340(1위), 27홈런(2위), 104타점(1위)까지 타격 전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올랐다. 포수인 아베는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일본시리즈 우승도 이끌었다. 이번 WBC에서도 일본 대표팀의 주장을 맡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이대호와 같이 24개의 홈런을 때려 퍼시픽리그 이 부문 공동 2위에 오른 나카타 쇼(니혼햄 파이터스)도 일본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대호는 발렌티엔, 아베와 다른 리그에서 뛰어 많은 맞대결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들이기에 미묘한 경쟁심이 들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WBC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홈런 등 장타 한 방이 경기의 흐름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 일본에 이어 WBC에서도 펼쳐지는 이대호, 아베, 발렌티엔의 활약 여부에 따라 각 나라의 승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첫 번째 사진), 아베 신노스케(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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