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후의 뒷문은 탄탄하다.
WBC 대표팀 마운드. 1~2회 대회보다 불안하다. 좌완 에이스들의 부재 여파도 커 보이고, 선발 투수감은 많은데 정작 확실한 에이스가 적다는 게 걱정이다. 전략과 전술로 메울 방법은 있다. WBC는 투구수 제한 규정이 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선발투수들을 많이 뽑은 건 경기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흘렀을 때 흐름을 잡아줄 롱릴리프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선발투수와 롱릴리프. 이른바 1+1 선발로 모든 걸 해결할 순 없다. 결국 승리 마침표는 불펜과 마무리가 찍어야 한다. 그런 점에선 안심해도 될듯 싶다. 이름값과 내구성에서 1~2회 대회에 버금가는 안정성이 돋보인다. 임창용이 지켰던 2회 대회 뒷문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번 대회 확실한 셋업맨 혹은 마무리 후보들을 살펴보면 오승환(삼성), 정대현(롯데), 손승락(넥센), 박희수(SK), 유원상(LG) 등 5명이다.
확실한 불펜투수 5인방 중 지난해 풀타임 마무리는 오승환과 손승락 2명이었다. 국제경험이 풍부한 정대현까지 마무리 범주에 넣는다면 대표팀은 마무리를 3명 보유한 셈이다. 과연 주전 마무리는 누구일까. 경험을 중시하는 류중일 감독의 성향상 아무래도 국제경험이 조금 부족한 손승락은 셋업맨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컨디션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도 현 시점에선 오승환 혹은 정대현 중에서 마무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대회 당시 부동의 마무리는 임창용이었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2008년 야쿠르트에서 워낙 빼어난 구위를 보여줬고, 대회기간 내내 컨디션도 좋았다. 당시 오승환과 정대현은 임창용에 비해 구위가 약간 떨어진다는 김인식 감독의 평가에 따라 활용방법이 애매했다. 2006년에도 두 사람은 국제경험이 풍부한 박찬호에게 사실상 주전 마무리를 내줬다. 당시 오승환은 국제경험 부족 속 전 경기 마무리 역할을 맡지는 못했다. 어떻게 보면 2006년엔 박찬호가 고육지책으로 주전 마무리를 맡았다.
이번엔 다르다. 오승환과 정대현에 손승락까지 마무리에 가세할 수 있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최강이라 할 만하다. 오승환은 2011년과 2012년 완벽하게 부활했고, 지난해 12월 말 괌으로 일찌감치 개인훈련을 떠나 착실하게 훈련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대현 역시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를 맞이할 태세다. 두 사람 모두 공인구 적응에 열을 올리고 있다.
WBC 1~3회 대회에 개근하는 오승환과 정대현은 이번엔 보조자가 아닌 엄연한 메인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류 감독이 오승환을 잘 안다는 점에서 일단 주전 마무리가 오승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정대현이 보조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또는 완전한 더블 스토퍼 체제가 가동될 가능성도 있다. 손승락, 박희수, 유원상이 6~7회를 책임진 뒤 정대현과 오승환이 8~9회를 책임질 경우 적은 점수의 리드 유지도 가능하다.
오승환과 정대현이 책임질 마무리. 그 어느 때보다 든든해 보인다. 그동안 국제대회서 메인 마무리보단 보조자 역할을 많이 했었던 오승환은 이번만큼은 국제적으로도 명성과 인지도를 쌓으려고 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만큼 해외 스카우트들에게 눈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을 국제대회 숱한 위기에서 구해낸 정대현 역시 메인 마무리가 돼도 손색이 없다. 지난해 중반 부활에 성공한 그는 이번 WBC를 발판 삼아 올 시즌 롯데 풀타임 마무리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경기 중반까지 선발~중간계투가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타선이 적절히 터지면 된다. 마무리는 1~2회 대회 위력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 조합이 예상된다.
[오승환(위)과 정대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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