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리온스의 봄 농구 꿈이 이뤄질까.
고양 오리온스. 피트 마이클과 김승현을 앞세워 2006-2007시즌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다. 이후 참 안 풀린다. 2007-2008시즌부터 네 시즌 중 세 시즌 최하위. 추일승 감독이 부임하고 연고지도 고양으로 옮긴 지난 2011-2012시즌도 8위에 그쳤다. 기본 전력이 허약했다. 그러나 김승현을 보내면서 얻은 김동욱과 FA 재계약을 했고, 최진수도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여기에 귀화혼혈 전태풍을 잡으면서 단숨에 우승후보로 꼽혔다. 허상이었다. 1라운드서 뽑은 외국인선수 테런스 레더가 부상 여파 이후 자진 퇴단했고, 최진수와 김동욱이 어깨와 발목 부상으로 시즌 초반 번갈아 결장했다. 김동욱은 수술까지 받았다. 최진수는 프로-아마 최강전이 끝난 12월 초, 김동욱은 1월 초부터 경기에 투입됐다. 이들과 건실한 외국인선수 리온 윌리엄스까지 4인방이 실제로 손발을 제대로 맞춘 건 약 1달 정도 지났다. 7일 현재 18승 20패로 6위 KT에 1.5경기 앞선 5위다.
▲ 여전히 불완전한 4인방의 유기적 조합
개인기량만 놓고 보면 전태풍-김동욱-최진수-리온 윌리엄스는 동 포지션 KBL 정상급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여기서 제 몫을 해주는 선수는 윌리엄스뿐이다. 38경기 모두 출전해 평균 32분 3초간 18.4점(5위) 11.9리바운드(1위)를 기록 중이다. KBL 외국인선수 중 출전 시간 1위다. 2라운드에서 선발된 그는 웬만한 팀의 1라운드 외국인선수보다 훨씬 더 잘한다. 테크닉이 매우 좋은 것도 아니고 높이(197cm)가 월등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건실하고, 볼을 향한 집중력이 뛰어나다.
이렇게 안정적인 골밑 요원을 두고서도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건 나머지 선수들과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와 전태풍과의 호흡은 잘 맞는 편이다. 전태풍은 윌리엄스에게 볼을 잘 찔러준다. 거기에 그쳐선 안 된다. 윌리엄스는 패스능력이 좋은 건 아니기 때문에 전태풍과의 2대2 플레이로는 공격에서의 단조로움을 피하기가 어렵다.
결국 김동욱과 최진수가 윌리엄스와 전태풍의 플레이에서 파생되는 패턴플레이를 해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유기적인 결합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 김동욱과 최진수의 몸 상태는 100%에 가깝다. 그럼에도 추일승 감독은 “좀 더 잘해야 한다”라고 잘라 말한다. 추 감독은 최진수의 움직임이 루키시즌에 비해 2% 부족하다고 본다. “진수는 볼 없을 때 움직임을 좀 더 살려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동욱이는 좀 더 득점에 많이 가세해야 한다”고 했다.
▲ 6년만의 봄 농구 해법은
추 감독의 지적. 오리온스의 현실이다. 최진수가 지난 시즌에 원활한 프로 적응을 보여줬던 건 코트 비전이 넓은 크리스 윌리엄스 효과를 본 결과다. 추 감독은 “크리스가 진수에게 맞춰줬었다”라고 했다. 리온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진수로선 좀 더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공격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
김동욱은 경기운영에서 불완전한 전태풍을 도와 안정감을 실어주는데, 이젠 좀 더 공격에 나설 때다. 김동욱은 여전히 윌리엄스와 호흡이 100% 맞는 건 아니다. 그러나 6일 LG전 막판 날카로운 패스로 윌리엄스의 골밑 득점을 유도하는 등 차차 좋아지고 있다. 이들 4인방의 호흡이 완전히 들어맞는다면 6강 진출뿐 아니라 포스트시즌서도 해볼 만한 전력이라는 평가다.
또 하나. 확실히 전태풍은 1대1 수비와 팀 디펜스가 좋은 편은 아니다. 조효현 등 백업 멤버가 들어올 때 오히려 수비 로테이션이 좋아지는데 승부처에선 전태풍을 써야 하는 딜레마. 추 감독의 운영의 묘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한편, 최진수, 김동욱, 윌리엄스의 수비는 준수한 편이다. 특히 김동욱은 몸 상태만 더 올라오면 자신의 수비뿐 아니라 후배들의 세부적인 움직임까지 챙겨줄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그게 오리온스의 힘이었다.
이밖에 추 감독은 리바운드 집중력, 승부처에서의 미세한 수비 조직력 균열 등을 보완하고 싶어 한다. “어떻게든 5할 이상으로 가야 한다”는 게 이유다. 6위 KT에 1.5경기 불안한 리드 속 아직은 6강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 주전 4인방의 유기적 화합이라는 과제가 분명하다. 그래도 6년만의 봄 농구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좀 더 튀어 오른다면 오리온스는 포스트시즌 다크호스로도 손색이 없다.
[오리온스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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