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지난 2012년은 한국영화의 신르네상스기로 불렸다.
지난해 한국영화는 사상 처음으로 한해 관객 1억명 시대를 열었고, 2006년 기록한 한국영화 최다 관객수인 9791만 3570명을 넘어섰다. 10년 만에 한국영화 관객수가 외국영화의 두 배를 뛰어넘는 기록까지 세웠다.
이처럼 한국영화의 성수기를 이끈 데는 상반기 흥행을 이끌었던 쟁쟁한 영화들의 활약이 한 몫 했다.
석궁테러사건을 소재로 다뤘던 영화 ‘부러진 화살’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축포를 터뜨렸다. 이어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가 극장가를 주름잡았고, ‘화차’가 개봉 8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의외의 저력을 발휘했다. 또 ‘은교’는 충무로에 새로운 신성 배우의 등장을 알리며 사랑받았을 뿐 아니라 ‘내 아내의 모든 것’, ‘후궁’ 등이 한국영화 흥행 바통을 이어 나갔다.
이 와중에 돋보였던 것이 한국 여배우의 힘이다. 일반적으로 충무로에서 돋보였던 건 남자배우였다. 여배우는 남자들의 세계를 그려낸 영화가 많았던 탓에 그들을 서포터 하는 역할에 그칠 때가 많았다. 여기에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힘 있게 끌고 나갈 여배우의 기근 현상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충무로는 ‘제2의 전도연’이라는 칭호를 얻은 김민희를 배출했고, 지난 한 해 동안 쟁쟁한 신인상을 휩쓴 김고은이라는 될성부른 떡잎을 발굴해 냈으며 전작과 다른 연기변신으로 주목받았던 배두나, 임수정, 조여정 등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이랬던 상반기 극장가지만 올해는 다시 남풍이 불고 있다. 면면도 화려하다. 각각 4년과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래원과 박신양, 지난해 더티 섹시 열풍을 불러일으킨 류승룡,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은 물론 연기파 배우 김윤석이 등장했다.
이 외에도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이 ‘신세계’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감시’의 설경구와 정우성, 봉준호 감독과 함께 컴백하는 송강호 등이 상반기 중 충무로를 찾는다. 심지어 아놀드 슈왈제네거 같은 톱스타도 내한해 국내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굵직굵직한 행보를 보였던 여배우들이 눈에 돋보였던 현상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런 상반된 모습에 대해 “일차적으로 여배우 기근현상을 들 수 있다. 또 올 상반기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영화보다 스릴러나 액션영화가 많다는 것도 이유인 것 같다”며 “남자 관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예전엔 20대 영화 관객들이 영화 관객층이 중심이었지만 요즘 많이 확장됐다. 그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남배우 열풍의 붐을 일으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해는 멀티 캐스팅이 많아졌다. 멀티캐스팅이 될 경우 남자배우들 무리에 여배우가 1~2명 정도 함께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최근 지난해와 달리 남풍이 불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내다봤다.
[배우 김민희, 김고은, 임수정, 하정우, 김윤석, 류승룡(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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