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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의 귀염둥이. 귀여운 외모에 작은 키, 거기에 뱅헤어까지 갖춘 개그우먼 허민은 동안외모의 표본을 보여준다.
인터뷰 전 허민에게 나이를 물어봤더니 "28이에요"라고 자신있게 답하며 "사실 동안이라 좋기도 한데 단점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다른 후배들이 새 코너를 짤 때 지나가는 역이라도 제 캐릭터에 맞는 역할이 있어요. 가령 아기라던가 귀여운 어린아이라던가.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저에게 요청했던 것들이 이제는 막내 (홍)나영이한테 물어 봐요."
허민은 지난 2008년 개그맨 지망생에게 가장 높은 벽인 KBS 개그맨 공채시험에 단번에 합격한 실력파다. 그런 그가 어느새 개그우먼 생활 6년차에 접어들었고 2011년 입사한 후배 개그맨 홍나영과 비슷한 캐릭터로 자신의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었다. 그에게 자신이 이제까지 맡았던 캐릭터를 후배에게 뺏긴다는 것이 속상할듯 해 물었다. "아쉽지 않느냐"고.
"뺏긴 게 아니죠. 저랑 캐릭터가 겹친 것이고 엄연히 따지면 조금 달라요. 제 캐릭터는 점점 진화하고 있거든요. 아기에서, 학생, 이제는 20살 넘은 여자로. 나이들어가고 있어요. 아직 22살 나영이는 제 또래보다 조금 어린 캐릭터를 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선배인 제가 변화해야죠, 나영이가 아니라. "
동안외모를 가지고 있어 어릴 것만 같았던 허민은 이야기를 하는 내내 28살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또 의외의 말 못할 고민도 털어놨다.
"동안외모라 좋은 점도 물론 있어요. 하지만 단점도 있어요.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어도 사람들이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요. '쟤, 저렇게 술 마셔도 되는 거야?' 라던가 야한 농담을 해도 제가 하는 건 상상을 못해요. 저도 28살이고 똑같은 곰민을 하고 있는데도요."
사실 이런 고민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나아질 수 있는것은 없다. 특히 '그래도 노안보다 동안이 낫잖아'라고 비교 해버린다면 더욱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개그맨으로서 봤을 때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캐릭터가 한정되니까요. 하루는 제가 할머니 연기를 한 적이 있어요. 감독님께 테스트 받으러 갔는데 선후배들이 절 보면서 '민아, 그러지마. 민아, 그건 아닌 것 같아'라면서 안타깝게 쳐다봤어요. 전 자신이 있었는데 보여지는 이미지는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거죠. 늘 나이보다 어린 역만 맡으니 할 수 있는 역할이나 분야가 작죠."
안타깝지만 허민에게는 이렇다 할 캐릭터가 없다. 개그맨에게 이런 무(無)이미지는 치명적이다. 이는 곧 인기의 척도로 이어지고 개그맨으로서의 수명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이다. 사실 허민에게 화제성 있는 코너가 있었다. '있기 없기', 지난해 2월에 시작했던 이 코너는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코너명 '있기 없기'는 유행어로 이어졌다.
"'있기 없기'는 저에게 참 특별해요. 11주 방송했는데 그게 이름을 따라간다고 한 주 방송되고 다음 주 방송 안되고. 그렇게 계속 반복하다가 결국 폐지됐죠. 저는 당시 시청자들에게 신인이나 다름없었고, 같이 코너를 짰던 (이)문재 오빠와 (정)진영 오빠는 진짜 신인이었어요. 코너의 중심을 잡아줄 선배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아요. 늘 혼란의 연속이었죠.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흔들리다가 결국에는 폐지됐는데 아쉽죠. 얼마전 문재오빠가 그랬어요. 지금 '있기 없기'를 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빨리 털고 이제는 다른 '있기 없기'를 찾아야죠."
허민은 현재 코너 '만득이'에서 개그맨 이승윤과 함께 체력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체력개그는 여린 허민의 색다른 모습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첫 방송 직후 많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새 코너 3개의 등장으로 '만득이'는 방송 2주만에 편집됐다.
"안타깝죠. 우리가 녹화 때 객석 반응을 못 이끌어냈으니까요. 사실 무대에서 반응을 보면 편집될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이번 녹화 때도 우리끼리 얘기했어요. 편집될 것 같다고. 매번 이렇게 감내 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다음 녹화 때 보여줄 더 재미있는 개그를 준비하고 있어요. '있기 없기' 다음으로 제가 처음 주인공으로 나선 코너라 욕심이 나요."
이번 설은 허민에게 특별하다. 2월 11일, 설 휴일의 마지막 날은 허민의 28번째 생일. 늘 설 연휴의 전날, 혹은 다음 날 생일을 맞이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설 연휴에 생일이 겹쳤다.
"아쉬워요. 평일이면 선배들께 생일이라고 용돈도 받고 생일 축하도 받을 텐데. 이번엔 가족들이랑 옹기종기 모여 생일을 맞을 것 같아요. 특별한 생일파티는 없어도 오랜만에 가족들과 맞는 생일도 기대하고 있어요."
인터뷰 말미에 허민은 2013년 계사년 설을 맞이해 새해 인사를 전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3년에는 좋은 기운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갖고 있는 행복한 기운, 밝은 에너지 다 나눠드릴게요. 제 얼굴처럼 동글동글한 보름달 보면서 바라는 소원들 다 이루시길 간절히 바랄게요."
[허민.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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